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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미래 내다보는 '투자분석가' 김태규 에이벤처스 부사장금융투자 두루 거쳐 VC 공동창업, 피투자기업 '고충처리반' 자처

이윤재 기자공개 2020-10-05 08:09:0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08: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에는 '절대고수'가 없다. 잘되는 투자만 하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실패가 비일비재하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전략을 짜고 판세를 읽어 촘촘히 포트폴리오를 쌓아야 한다.

김태규 에이벤처스 부사장은 누구보다 이러한 사실을 가슴깊이 체득하고 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9년 남짓한 투자 경력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 덕분이다. 증권사부터 벤처캐피탈, 자산운용사까지 두루 거쳤고 좋은 동반자를 만나 벤처캐피탈 창업까지 이르렀다. 백지나 다름없는 에이벤처스 포트폴리오는 김 부사장이 주목하는 물류테크부터 인공지능, ICT서비스, 가치소비 등 다양한 산업영역들로 채워지고 있다.

◇ 성장스토리 : 애널리스트·자산운용·VC 두루 섭렵…창업으로 결실
김태규 에이벤처스 부사장
김 부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하던 때부터 진로를 금융쪽으로 다짐했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1년 남짓 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투자 업무를 하면서도 역동적인 업무에 대한 갈증이 커지며 결국 벤처캐피탈 문을 두드리게 됐다.

첫 발은 대성창업투자였다. 타이밍은 좋았다. 그 당시 조성됐던 IBK-대성 문화콘텐츠 강소기업 투자조합에 곧장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투자기간 이후 자리를 옮기게 됐지만 이 펀드는 지난해 흑자청산으로 마무리됐다.

새로 둥지를 튼 곳은 DS자산운용이었다. 당시만 해도 DS투자자문으로 작은 회사였지만 조금 더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펄어비스나 와디즈, 컬리 등이 모두 이 당시 만난 포트폴리오였다.

DS자산운용에서 투자인생의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췄던 조창래 대표와 손을 잡고 창업투자회사 설립에 나섰다. 조력자로 나서 줄 파트너도 있었다. 임직원들이 나머지 자본금을 모아 2018년 8월 에이벤처스를 공동 창업했다.


◇ 투자철학 : 창업가의 꿈과 열정에 동참하는 '고충처리반'

김 부사장은 끊임없이 학습을 추구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정보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가리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경험은 여러 정보를 탐색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데 능숙하게 만들었다. 촘촘히 쌓여가는 정보들은 산업을 바라보고 투자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그가 생각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란 피투자기업의 고충처리반 역할이다. 어떤 결과물을 반드시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피투자기업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들어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충처리반 사례는 컬리다. 2014년말 컬리를 처음으로 만나 이듬해 2월 바로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컬리는 서비스를 론칭하기도 전으로 사업에 첫 발을 막 뗐던 시기라 자금운용에 대한 고민이 컸다. 당시 컬리 사외이사로 참여 중이던 김 부사장은 함께 고민을 나누다 적절한 인재를 찾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연결시켰다.

김 부사장은 "결국 벤처투자는 5~6년 뒤를 내다보고 산업의 방향성을 예측해 미리 선점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정보를 학습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만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해결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피투자기업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트랙레코드1 : 떡잎 알아본 와디즈, 멀티플 15배 잭팟

와디즈는 DS자산운용에서 몸담던 때 투자했던 포트폴리오다.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에 만났지만 이미 김 부사장은 크라우드 펀딩 시장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건 이미 인지하던 상태였다. 수많은 업체들 중에서 와디즈를 택한 건 규제산업에서 핵심인 대관 업무 등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판단은 적중했다. 와디즈가 크라우드 펀딩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면서 기업가치도 나날이 올랐다. 결국 멀티플 15.1배라는 수익률로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김 부사장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전략적으로 어떻게 재원을 배분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DS 디퍼런트 펀드에는 전략적으로 플랫폼기업, 게임, 바이오 등을 체계적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 트랙레코드2 : 새로운 트렌드 '가치소비·e스포츠' 집중

지구인컴퍼니는 김 부사장이 많은 기대를 하는 포트폴리오다. 해외 사례를 보면서 비욘드 미트나 지속가능한 음식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눈에 띄었다. 소득이 늘어나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가치소비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있었다.

그런 관점으로 국내에서 유사한 벤처기업 찾기에 나섰고 콜드콜로 지구인컴퍼니의 문을 두드렸다. 지구인컴퍼니는 못난이 농산물이나 식물성 고기 등을 제조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었다. 비건만을 위한 게 아닌 단백질을 건강하게 섭취하자는 명확한 가치소비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e스포츠 분석업체인 OP.GG도 트렌드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다. DS자산운용 시절에 연을 맺기 시작해 에이벤처스에서도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했다. e스포츠에서 한국이 가지는 위상은 이미 압도적인데다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평가 : 뛰어난 분석력, 피투자기업과 탁월한 공감대 형성

김 부사장은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분석을 잘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통한다. 애널리스트부터 벤처캐피탈,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를 두루 거친 덕분에 나오는 분석력이다.

주니어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봐 온 서학수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함께 일하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새로운 시각에서 투자기업을 발굴하고 철저한 분석력이 돋보였다"며 "그때 당시확신하기 어려웠던 투자 건들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투자기업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김 부사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기업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서 대표는 "김 부사장을 보면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하고 밸류업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향후 계획 : W 유니콘 조합 결성 마무리…포스트 코로나 대응

에이벤처스는 2018년 창업 이래 4개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그 중에서 2개 벤처펀드는 김 부사장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 조성한 '에이벤처스 가슴뛰는 창업투자조합'은 재원을 소진하는데 주력하며 투자금 소진이 마친 에이벤처스 알파K펀드는 밸류업에 집중한다.

오는 10월에는 운용사내 5번째 벤처펀드인 '에이벤처스 W 유니콘 투자조합'을 선보인다. 잠재력 있는 여성기업 뿐 아니라 성장하기 좋은 벤처기업을 발굴하겠다는 신념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을 준비한다. 생활습관이 바뀌게 되면서 투자영역도 달라져야 할 것이란 판단이다. 섹터로는 로봇이나 AI는 물론 돌봄에 가까운 케어(Care) 산업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문화콘텐츠 투자를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 관련 회사들도 눈여겨 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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