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분할 액토즈소프트, 정통성·핵심IP '모두 잃었다' 11월 '신전기' 자회사 재산권·소송 승계, "사업 효율성 증대 목적"
신상윤 기자공개 2020-10-05 08:15: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모바일 게임 전문기업 액토즈소프트가 '미르의전설' 관련 모든 부분을 물적분할해 신설할 자회사에 넘긴다. 액토즈소프트는 사업의 모태이자 핵심 부분을 떼어 내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액토즈소프트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물적분할을 결의했다. 새로 설립하는 자회사 이름은 '신전기(가칭)'로 정했다. 중국에선 '전기류 게임'이라는 장르가 있다. 이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으로 지식재산권(IP)을 가진 '미르의전설2'가 중국에서 '열혈전기'로 출시된 이후 파생된 게임들을 통칭한다.
신전기가 액토즈소프트의 주력 사업인 '미르의전설' 관련 게임 사업과 IP 등을 모두 가져가면서 사명도 중국 현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르의전설 IP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위메이드도 2017년 5월 '전기아이피'라는 사명의 자회사를 물적분할한 바 있다.
신전기의 분할기일은 11월12일이다. 승계할 자산은 미르의전설 사업부문 전부다. 상표권과 'Legend of Mir' 저작권 5개(중국 포함) 등 산업재산권도 모두 승계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액토즈소프트 자산 가운데 미르의전설 관련 매출채권(110억원)과 미수금(99억원) 등이 포함됐다. 국내외 소송으로 인한 법원 공탁금(85억원)도 넘어간다.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위메이드 등과 진행 중인 26건의 미르의전설 IP 관련 소송도 모두 이관된다.
신전기가 미르의전설 등 주력 사업을 모두 승계하면서 액토즈소프트는 정통성과 핵심 사업 등을 모두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토즈소프트는 1세대 'MMORPG' 게임 '미르의전설'을 개발했다. 그러나 미르의전설 개발 핵심 인력인 박관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현 위메이드) 의장이 2000년 2월 독립했다. 박 의장은 위메이드에서 '미르의전설2'를 개발했고, 이 게임은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분사하면서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 IP를 공동으로 소유했고, 이는 20년 넘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갈등의 씨앗이 됐다. 특히 중국에서 열혈전기(현지 미르의전설2 출시명)를 유통했던 퍼블리셔 '샨다게임즈(현 셩취게임즈)'도 전기류 게임 출시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샨다게임즈는 액토즈소프트 경영권 등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 위메이드와 갈등의 대척점에 서 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원은 위메이드에 손을 들어주며 액토즈소프트 등에 패소 판결을 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10일 액토즈소프트 등에 2조56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일각에선 손해배상 청구가 제기된 지 2주 만에 물적분할이 결정되면서 액토즈소프트가 이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액토즈소프트는 미르의전설 관련 사업을 신전기로 넘기면서 '라테일'과 '파이널판타지14' 등 게임 사업과 신규 사업인 'E-스포츠'에 주력할 전망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해 미르의전설 관련 매출액(별도 기준)을 351억원으로 산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 627억원의 56%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분할되는 신전기로 이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의 상당 부분은 로열티 부분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신전기 물적분할은 사업 운영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연결 기준으로는 재무제표에 반영돼 큰 문제가 없다"며 "신전기는 미르의전설 사업을 주력하고, 액토즈소프트는 라테일 등 기존 게임 사업과 E-스포츠 등 신규 사업에 중심을 둬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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