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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장기CP 발행 계속…의존도 심화 올 들어 세 차례 조달, 총 3000억 마련…일괄신고제 무력화 우려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10-05 14:04:27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3: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두 차례 발행에 걸쳐 20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내달 또다시 1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조달할 전망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기업어음 발행잔량 대부분이 장기CP라는 점에서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 대형 카드사가 2018년 이후 장기 CP 발행을 줄여나간 모습과 대조적이다.

◇연내 세 차례 조달, 장기 CP 발행 꾸준

신한카드는 내달 13일 1000억원 규모의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한다. 만기는 3년과 4년, 5년으로 나눠 각각 400억원, 200억원, 400억원씩 배정했다. 3년물과 4년물, 5년물 각각 연 1.382%, 1.48%, 1.556%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실제 마련하는 자금은 940억원 수준이다. BNK투자증권이 발행 업무를 맡았다.

신한카드가 장기 CP 발행에 나선 건 올들어 세 번째다. 신한카드는 이달 10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만기 3~5년물 장기 CP를 총 2000억원어치 찍었다. 내달 발행물을 포함해 두 달간 장기 CP로 조달하는 자금은 3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세 차례 발행으로 신한카드의 장기CP 발행잔액은 1조 2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장기 CP 발행을 이어온 탓에 2017년 발행분부터 잔량이 쌓인 결과다.

연이은 조달로 장기CP 비중도 높아진다. 28일 기준 신한카드의 기업어음 잔량(1조 3400억원) 중 장기 CP 비중은 88%에 달한다. 내달 1000억원의 발행 물량이 더해질 경우 장기CP 비중은 95%로 확대된다. CP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이 사실상 장기물인 것이다.

신한카드의 이같은 조달은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국내 대형 카드사는 2018년 이후 쉽사리 장기CP 발행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등이 장기 CP 잔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모두 2018년까지 발행된 물량이었다. 롯데카드의 경우 매년 장기 CP 발행을 이어오곤 있으나 전체 기업어음 발행량의 80~90% 수준의 비중에 다다르진 않았다.


◇일괄신고제 수혜에도 발행 지속, 시장 왜곡 비판도

문제는 장기 CP는 단기금융상품 취지에서 비껴간 증권이라는 점이다.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사실상 회사채와 동일하다.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해 기업어음을 변칙적인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일괄신고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 장기 CP 발행에 대한 절차적 유인이 크지 않다. 장기 CP를 찍기 위해서는 공모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한카드의 경우 일괄신고제 한도 역시 충분하다. 신한카드는 올 8월부터 내년 8월까지 4조원 한도 내에서 회사채 발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신한카드가 이달 28일까지 일괄신고로 조달한 자금은 6400억원 수준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장기 CP 조달로 일괄신고제의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괄신고 기업은 향후 일정 기간 내 조달할 금액을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조달 계획 내에서 금융당국이 발행 편의성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 CP는 일괄신고 발행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에서 비껴갈 수밖에 없다. 일괄 신고금액 이상의 장기물 조달에 나서는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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