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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안기금 투입]'자력생존' 해야 하는 진에어차입금 적어 신청 자격 미달, 자체 자본확충 집중…금융위, 재검토 방침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16 11:12:5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필두로 국내 항공사들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겐 '남의 얘기'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도 차입금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기금 신청으로 간접적인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진에어는 일단 급한 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본확충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는 LCC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하반기 중 금융지원을 검토하겠다던 정부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는 어떻게 넘기더라도 내년 버티기가 만만치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제주항공과 달리 기안기금 신청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이 4089억원으로 신청 자격(5000억원 이상)에 미달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재무 건전성이 높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또 다른 조건인 근로자수는 1896명으로 기준(300명 이상)을 충족한다.

기안기금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은 기금 조성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코로나19로 수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개월이 지나도록 신청자가 없다는 건 기금이 당초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정부는 기준 완화 없이 그대로 밀어붙였다.

특히 대한항공이 기금 신청을 결정하면서 진에어는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기안기금이 투입되면 계열사 지원 자체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조항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진에어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재무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양사는 한진그룹 소속 항공사지만 직접적인 지분관계는 전혀 없다. 지주사인 한진칼 아래 대한항공(29.62%)과 진에어(60%)가 각각 놓여있는 구조다. 대한항공에 투입되는 자금이 진에어로 흘러들어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양사 모두 재무적으로 어려울 땐 모회사 한진칼에 SOS를 칠 수 밖에 없다. 에어부산(44.17%)과 에어서울(100%)을 직접 지배하는 아시아나항공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사업적인 측면에서 간접적인 도움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를 들어 리스료나 정비비 납부유예 등이다. 현재 진에어는 보유 중인 항공기 27대 모두를 대한항공으로부터 리스하고 있다. 정비도 일체 위탁한다.

진에어의 유동성이 악화돼 사정이 여의치 않아지면 대한항공이 납부를 유예해 줄 수 있다. 이는 진에어가 추후 자금 유출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기안기금 투입 후에는 산업은행 등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자체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선 상태다. 현재 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중으로 다음달 3일 주금 납입이 완료된다.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은 100% 운영자금으로 쓴다. 내년 3월까지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인건비 등에 쓰기로 계획을 짰다. 차입금 상환을 서두르지 않아 당분간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국제선 여객 회복 시점이 불투명해 내년 2분기 이후를 보장할 수 없다.

당초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고용안정과 자구노력을 전제로 LCC에 대한 금융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진에어를 포함한 LCC들이 앞다퉈 자본을 확충하고 순환휴직 등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안기금 신청 대상에 LCC를 포함시키겠다고 한 것 외에 다른 지원책은 없다"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비용을 줄여 버티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기안기금이 LCC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후 조건이 일부 수정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금융지원이 이뤄질 여지가 생겼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출석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안기금과 관련해 높은 대출금리와 까다로운 조건 등을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이에 은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을 결정한 것이니 LCC들이 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LCC 기안기금 지원에 대해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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