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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타계]삼성SDS, '일감몰아주기' 굴레 벗을까상속세 마련용 처분 가능성 '솔솔'…일감 몰아주기 규제 탈피

원충희 기자공개 2020-10-29 08:11:4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총수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그룹 지배력에 큰 영향이 없는 삼성SDS 지분 매각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의 주식 처분은 삼성SDS에게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기업 활동을 옥죄던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계열사 중에서 유독 사익편취 규제의 표적이 돼 왔던 곳이다. 삼성전자 등 그룹 관계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시스템 구축 등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내부거래 비중이 큰데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진 몇 안 되는 계열사인 탓이다.

삼성SDS의 내부거래 비중은 매출의 60~70%대 수준이며 특히 삼성전자 의존도가 크다. 아울러 고 이건희 회장이 0.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3.9%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룹 일감을 몰아줘 기업 가치를 키우면 곧바로 총수일가가 수혜를 받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오널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 20% 이상인 비상장사다. 상장기업인 삼성SDS의 총수일가 지분은 17%로 규제대상에 해당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국내 대표그룹의 계열사란 타이틀 때문인지 정치권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집요한 견제를 받아왔다.

실제로 2018년 김상조 당시 공정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있는 재벌 오너의 개인회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자 다음날 삼성SDS 주가가 14%(시가총액 2조3000억원)나 빠졌다. 김 실장은 부인했지만 삼성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공감대가 시장에 형성돼 있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삼성전자가 삼성SDS에 2012년부터 일감 몰아주기로 물류매출을 늘려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도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SDS는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대외매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으나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한 타깃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삼성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내부거래를 피하려면 회사 보안의 중요한 요소인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리를 타 기업(SK㈜ C&C, LG CNS 등)에 맡겨야 하는 상황인데 이럴 경우 핵심기술 및 정보유출 위험이 커진다.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삼성 총수일가는 10조원 넘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배당 확대, 주식담보대출, 일부 계열사 주식 처분 등이 거론됨에 따라 그룹 지배력에 큰 영향 없는 삼성SDS 지분 매각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삼성SDS에게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은 운신의 폭을 넓히는 호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삼성전자(22.58%)와 삼성물산(17.08%)이 39.7%를 확보하고 있어 지배력은 충분한 상태다. 다만 과거 김 실장의 매각 발언 때처럼 오너 일가의 주식 처분이 삼성SDS의 주가하락을 촉발할 경우 소액주주의 반발 가능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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