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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외화 후순위채 포문…화려한 피날레 코로나19 후 첫 Tier2 물량, 최저 금리 경신…우량 기관 운집, 투자자 저변 확대

피혜림 기자공개 2020-11-02 14:59:2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05: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tier 2) 발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후순위채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는 등 녹록치 않은 분위기였으나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이번 딜로 KB국민은행은 올해 한국물 시장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량 자산운용사 등 양질의 기관들이 대거 주문을 넣어 한국물에 대한 달라진 시선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우량 기관에 물량을 할당해 투자 저변을 넓히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미국 대선과 135일룰 등의 영향으로 한국물 시장은 이번 딜을 끝으로 개점휴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외화 후순위채로 '최초' 수식어 섭렵

KB국민은행은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했다. 28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행한 프라이싱(pricing)에서 26억달러 이상의 주문을 모은 결과다. 트랜치(tranche)는 10년물로, 별도의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조건은 없다. 한국물 시장에 후순위채가 등장한 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은 해당 채권을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발행해 투자 매력을 높였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일종으로, 자금 사용처가 친환경·친사회적 프로젝트 등으로 제한된다. 최근 내부적으로 ESG 요소를 투자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한 글로벌 기관들이 상당해 이번 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아시아 최초로 후순위채를 일종의 코로나채권 형태로 발행했다. 조달 자금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은 중소기업(SME)·자영업자(SOHO) 지원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관련 요건을 갖췄다.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함께 코로나채권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뜨거운 투심은 로드쇼 단계에서부터 드러났다. 이달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비대면 IR에 다수의 기관이 참여해 투자 분위기를 예열했다.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견고한 펀더멘탈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에 대한 적합성을 입증하는 등 투자자 설득에 집중했다.

흥행 열기는 프라이싱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미국의 우량 투자자까지 '사자' 행렬에 동참했다. 참여 기관은 135곳에 달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은 주문 행렬에 KB국민은행이 물량을 배정할 기관 선택지도 넓어졌다. 전체 물량의 46%가 미국 기관의 몫으로 할당된 배경이다. 아시아와 유럽·중동은 각각 40%, 14%씩 가져갔다.

◇역대 최저 금리 달성, 안정성으로 시장 변동성 극복

KB국민은행의 남다른 인기는 금리 조건에도 반영됐다. 당초 KB국민은행은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10T)에 205bp를 가산해 제시했다. 이후 폭발적인 투자 수요에 힘입어 가산금리(스프레드)를 175bp까지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쿠폰(coupon) 금리는 2.5%로 확정됐다. 역대 한국물 후순위채 중 최저 금리다. 쿠폰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자체가 낮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발행금리는 유통물과 비교해도 상당한 성과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유통물보다 3bp 낮은 수준의 금리를 달성했다. 사실상 마이너스(-) 뉴이슈프리미엄(NIC)로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의 안정성과 후순위채로서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국민은행이 무디스 기준 'Aa3' 등급을 보유 중이다.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 국가로는 보기 드문 'Aa2' 한국에 대해 글로벌 기관들의 신뢰가 높아진 점도 주효했다.

저금리 기조 심화로 선순위채 대비 금리가 높은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 메리트도 흥행을 뒷받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 발행물의 경우 높은 안정성으로 후순위채에 대한 상환 리스크 우려를 상쇄하는 모습이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BNP파리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미즈호증권, MUFG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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