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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에 FI 초대할까 PEF 적극 활용 성향 탓 컨소시엄 가능성 거론

한희연 기자공개 2020-11-03 09:56:5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2일 11: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 자금 조달 계획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잔금납입 중 첫 번째 시점이 내년말로 예정돼 있어 아직 인수측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아직 특별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 활용 가능성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를 확정짓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양수가액은 10조3104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8조192억원(70억 달러)를 내년말까지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은 2025년 3월 지급할 예정이다.

초대형 딜이 성사되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자금마련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잔금납입 시점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아직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은 세워놓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딜을 홀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여기고 SPA 상 인수가액을 제시한 터라, 보유 현금 이외의 자금 마련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한 후 최적의 답지를 선택할 여유가 충분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일단 보유현금과 차입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두루뭉술하게 향후 계획을 밝힌 상태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말 5조2647억원 규모다. 이를 감안하면 외부차입이 불가피하지만 투자적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국내외 채권시장에서의 조달도 상당히 용이할 것으로 전망돼 선택지는 넓은 편이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신용평가회사로부터 AA0 등급을, 해외 신용평가회사로부터 BBB-(안정적) 등급을 받고 있다. 이를 활용해 원화채는 물론 지난해 오랜만에 해외채권도 발행하는 등 채권시장을 자금조달 통로로 꾸준히 이용해 왔다.

인수금융 등 금융기관의 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가능한 방법이다. 특히 최근 인수금융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산이 탄탄한 기업에 한해 대출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SK실트론의 듀폰 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때 활용했던 정책은행의 인수금융협의체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또 2018년 4조원을 들여 베인캐피탈의 펀드에 LP로 참여하는 형태로 키옥시아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 또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

보유 현금 외 활용 가능한 시나리오가 많아 PEF 등 FI와의 맞손 유인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규모를 감안하면 내년 본격적으로 국내외 FI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이전의 여러 M&A 딜에서 F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때문에 이번에도 FI들의 제안 구조가 괜찮다면 협업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가장 가까운 FI 활용 사례는 올해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문 딜이다.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공동GP로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딜에서 SK하이닉스는 인수 주체로 나선 특수목적법인(SPC)에 '50%-1주'로 후순위 투자를 진행했다. 25조원의 초대형 빅딜이었던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도 베인캐피탈 등과 손을 맞잡으며 거래를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작업을 진행하며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초청했다. 신설되는 합병법인의 지분 70% 정도는 SK텔레콤이, 23% 정도는 티브로드가 가져가고, 나머지 7% 정도를 FI에 팔아 딜을 성사시켰다. 이밖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지상파 3사와 함께 만든 웨이브(WAVVE)를 출범하면서 SKS프라이빗에쿼티와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기도 했다.

2018년 3조원 규모로 이뤄진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또한 FI와의 협업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SKT는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며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50% 이상의 지분만 확보해도 무리없이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 단독인수보다는 FI와의 협업을 물색했다. 결국 맥쿼리를 낙점하고 SKT가 7000억원, 맥쿼리가 5000억원을 투입, 인수금융 1조7000억원을 더해 ADT캡스를 인수했다.

2012년말 SK그룹은 글로벌PEF인 칼라일과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SK의 기업 운영 노하우와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등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전세계에 걸친 투자네트워크와 인력을 가진 칼라일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었다. SK그룹의 펀드활용은 2008년 경부터 시작됐는데, 특히 글로벌 M&A딜을 추진하며 PEF와의 협력을 적극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전략적으로 밀어붙여야 할 사업부문이 있으면 외부 자본유치나 여러 파이낸싱 활용에 상당히 능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인텔 낸드사업부 딜 규모를 감안하면, 내년 1차 잔금납입을 앞두고 SK하이닉스의 의지와 상관없이 국내외 FI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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