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네이버]알파벳보다 저조한 위원회 활동성⑤이사회 개최횟수는 우위…감사·보상위 활동 소극적
원충희 기자공개 2020-11-09 07:30:3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5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이사회와 소속 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는지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개최횟수다. 그런 면에서 네이버는 구글보다 이사회 개최횟수가 많다. 다만 이사회 내 위원회의 활동성은 현저히 적은 편이다. 특히 저조했던 감사위원회 개최횟수는 그간 네이버의 지배구조 등급이 낮게 평가된 요인이다.네이버는 지난해 이사회를 16회, 2018년에는 17회 개최했다. 주요 안건들을 보면 자회사 유상증자, 스톡옵션, 계열사 경영통합, 임원인사규정 개정 등 굵직한 경영현안이 모두 이사회를 거쳤다. 네이버는 사업효율화 과정에서 계열사를 뗐다 붙이는 지배구조 변동이 자주 일어나는 영향으로 이사회 개최횟수가 많은 편이다. 국내 비교군으로 꼽히는 카카오의 경우 같은 기간 이사회를 각각 10회, 14회 열었다.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업체인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이사회 개최횟수는 지난해 10회, 2018년에는 6회다. 세계적인 기업이라 이사회 활동성이 많을 듯 하지만 의외로 네이버보다 적다. 다만 이사회 내 위원회의 활동은 더 많은 편이다.

이사회는 각 전문분야에 따라 산하에 여러 위원회를 운영한다. 재무·회계,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감사위원회, 경영진 성과목표 설정 및 평가를 담당하는 보상위원회, 주요 이사후보군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알파벳은 공통적으로 이들 3개 위원회를 이사회 안에 두고 있다.
네이버의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4회, 2018년에 2회 열렸다. 알파벳이 각각 5회, 6회씩 개최한데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네이버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감사위원회를 연 2회밖에 열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네이버의 지배구조를 인색하게 평가한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네이버 측은 작년부터 개최횟수를 늘리고 재무·회계전문가를 사외이사로 한명 더 영입하면서 감사위원회의 내실을 키웠다.
보상위원회도 알파벳이 지난해 6회, 2018년 7회 개최하면서 네이버(연 1회)보다 한수 위의 활동성을 보였다. 그만큼 인재유치와 평가, 보상에 대한 제도를 자주 논의하고 대면 보고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네이버 보상위원회는 연초 최고경영진 보수와 스톡옵션 부여규모를 정한 이후에는 표면적인 활동이 없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알파벳의 활동성이 더 높다. 네이버(연 2회)의 두 배 수준인 연 4회 개최한다. 다만 여기에는 업무범위에 대한 차이가 있다.
알파벳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와 위원회의 구성, 규모, 조직 및 지배구조를 평가하고 시정을 권고하는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추천업무만 담당한다.

두 회사의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네이버는 2017년 7월 글로벌인사위원회를 폐지하고 투명성위원회를 신설했다. 공정거래법상 이사회 의결 및 공시의무가 있는 50억원 이상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해 사전심의를 하는 곳이다. 공정법상 자산총액 5조원을 넘으면서 준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작년에 2회, 2018년에 10회 열리는 등 활동성의 격차가 크다.
알파벳은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란 특이한 위원회가 존재한다. 사내이사로만 구성됐으며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과 현직 최고경영자(CEO) 선다 피차이가 속해 있다. 언뜻 보면 삼성전자의 경영위원회처럼 사내이사들이 주요 현안을 의결하는 기구 같지만 지난 2년간 개최된 적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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