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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가 '꿈틀'…대한항공 실적 발표 앞당겼나 작년엔 사업보고서만 제출…조원태 회장 리더십·ESG 개선 부각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09 11:38:4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올 3분기 실적을 예년보다 일찍 발표했다. 이를 두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걸 의식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능력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흑자를 냈다.

대한항공은 5일 오후 늦게 3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87% 줄며 '매출 반토막'을 피하진 못했지만 화물 운송으로 7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항공은 이날 곧바로 증권사 운송 담당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컨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IR)도 개최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이례적으로 일찍 진행됐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분기보고서 제출 데드라인에 맞춰 실적을 발표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특히 잠정실적을 별도로 내지 않고 분기보고서 제출로 갈음하는 경우도 많았다. 작년엔 잠정실적 발표 없이 데드라인(사업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 마지막 날인 11월14일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물론 기업들은 시장의 예상보다 성적이 좋을 경우 평소보다 발표를 앞당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번 대한항공 실적은 실적 발표를 앞당길 정도는 아니었다. 흑자를 내긴 했지만 2분기보다 규모가 13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또한 대한항공이 3분기에 홀로 영업이익을 낸다는 건 이미 일찌감치 시장에 알려졌던 내용이었다.

이날 실적 공개가 이뤄진 가장 큰 이유는 이사회 개최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100%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HIC)의 금전 대여 및 담보부 차입과 관련된 내용을 의결했다. 이사들이 모인 김에 3분기 실적도 결의를 한 것이다. 이사회를 연 날 반드시 실적을 공시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늦출 이유도 없다.

한진칼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금융>

일각에는 이달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는 한진칼 주가와 연결 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 9월25일 6만750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다시 오르고 있는 추세다. 10월23일 8만100원을 거쳐 11월5일 8만4800원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4영업일 연속 오르는 등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동안 한진칼 주가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조 회장과 3자연합간 분쟁이 격화될 때마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조 회장이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실적을 내세워 경영 능력에 대한 믿음을 주려고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018년 말 시작돼 만 2년이 넘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언제 다시 격화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3월 주총에서 '세 번째' 표대결이 예정돼 있고 그 전이라도 언제든 3자연합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3자연합 구성원들은 꾸준히 만나 대응 방안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그룹도 내부적으로 내년 주총 대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대한항공은 참고자료를 내고 조 회장의 리더십을 이번 호실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역시 경영권 분쟁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대한항공은 실적 발표 직후 별도의 설명자료를 추가로 배포했다. 심지어 조 회장의 위기 돌파 능력에 대해 명시한 부분은 글자 색을 파란색으로 바꿔 눈에 띄도록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5일 배포한 참고자료.

이 자료에는 대한항공이 조 회장 주도로 체질 개선과 질적 성장을 이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가 발표한 2020년 ESG평가(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에서 통합등급 A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배구조 개선은 KCGI가 2018년 말 처음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외치고 있는 구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5일 HIC 관련 결의를 위해 이사회가 열렸고 잠정실적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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