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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자동차부품 뗀 상신이디피, 헝가리 법인 '승부수'사출품 부문 청산 후 배터리 CAN 사업 집중, 재무 전략 '고심'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11 08:29:47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상신이디피'가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 오던 자동차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2차전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의 유럽 전진기지인 헝가리에 2018년 종속법인을 설립한 이후 공정 라인을 확장한 결과, 내년부터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거래처가 삼성SDI로 일원화되면서 매출 의존도는 심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상신이디피는 최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자동차 사업부문의 토지 및 생산설비 등 유형자산을 타법인에 매각하면서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매각대금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상반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상신이디피는 매각예정자산 항목으로 약 90억원을 계상했다. 사업권 양도 등을 감안하면 100억원 이상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신이디피는 1992년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는 상신정밀로 설립돼 2004년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0년 초반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모바일 ESS(에너지저장장치)용 CAN(전지 케이스)을 국산화화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중대형 2차전지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삼성SDI 내 각형 CAN 공급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상신이디피는 지난 6월 말 기존 자동차부품 사업을 정리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불황에 따른 경영효율화 차원이다. 지난 2015년 자동차 부품사 태화프라텍을 23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진출한지 5년여 만이다.

태화프라텍을 인수한 이유는 상신이디피의 강점인 2차전지 CAN 사업을 기반으로 EV 사업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2016년 아산에 100억원가량을 투자해 신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이듬해부터 실적 악화를 겪었다. 매출액은 2016년 91억원, 2017년 120억원, 2018년 117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2016년 18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12억원, 2018년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신이디피로 흡수합병된 2019년에는 매출액 109억원, 영업손실 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신이디피는 자동차 부착 사출품을 주로 생산했는데, 해외 판로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부품 산업의 침체를 맞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고객사의 협력사 단일 공급망에 의존하다가 업황 침체에 무너진 셈이다.

자동차 부품 사업의 정리 이후 100억원 이상의 비유동자산이 유동자산으로 산입되면서 유동자산은 2019년 말 574억원에서 올 상반기 748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2019년 상반기 마이너스(-) 54억원에서 플러스(+) 44억원으로 전환했다. 적자사업을 정리하고, 단기간에 현금흐름이 양호해진 모양새다.


상신이디피는 5년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영위하면서 약 60억원 이상의 누적 손실을 봤다. 그런데도 2017년 흑자반등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매출액을 확대하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삼성SDI 글로벌 확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현재 중국 톈진, 서안,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 상신이디피의 해외 종속법인이 소재한 지역은 삼성SDI의 2차전지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평가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설비투자를 진행해 CAN과 CAP ASS'Y(뚜껑)을 ‘생산→직납’하는 구조로 사업전략을 짰다. EV 시장의 확대와 고객사의 선전에 힘입어 2017년 998억원 매출액을 기록한 후 2018년 1501억원, 2019년 1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도 2018년과 2019년 각각 157억원, 85억원을 기록해 순항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말 설립한 헝가리법인은 삼성SDI의 EV용 2차전지 라인의 확장에 따라 내년부터 상신이디피의 ‘캐시카우’가 될 전망이다. 중대형 CAN 생산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2개 라인을 완공했다. 1분기 48.9% 수준에 머무르던 가동률은 2분기 70.5%로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신이디피는 올해 4분기에 1개 라인을 준공한 후 내년에 추가로 1개를 증설, 총 4개 라인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1000만개 수준의 생산능력(capa)은 내년 20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헝가리 법인 매출액은 57억원, 순손실은 8억원 수준이다.

생산능력 확장의 필요성에 따라 상신이디피는 투자 및 재무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만 236억원 가량으로 여유가 있지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27.33%)이 낮은 상황을 고려해 CB 등 추가 메자닌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회차 CB 발행 당시 30% 콜옵션 조항을 삽입해 설비 투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2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김민철 상무의 지분도 소폭 확대했다. 김 상무는 이달 초 5억원 규모의 CB를 대상으로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1.97%에서 2.71%로 올렸다. 추가 메자닌 발행 역시 유사한 패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상신이디피 관계자는 향후 재무 전략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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