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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현대차]투명경영위원회의 변신은 진화일까내부거래위원회+주주권익 강화 기능 추가…감시·견제 기능 퇴색 지적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0-11-17 10:07:1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6: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는 이사회 내 여러 위원회를 두고 있다. 그 중의 하나인 투명경영위원회는 다른 기업의 '내부거래위원회'가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내부거래에 대한 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목적이 있다.

현대차 이사회는 투명경영위원회에 추가적인 기능도 부여했다. 주주환원 정책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현대차 투명경영위원회는 이사회 경영활동을 감시·견제하는 원래의 역할과 기능에서 한걸음 더 진화한 것일까.

일각에선 투명경영위원회 내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을 두고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NDR) 등에 참석하는 행위는 기업의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에 지난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2015년 윤리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명칭 변경

현대차 이사회 구성 및 기능은 엘리엇으로 대표되는 외부 충격에 의해 변화를 겪은 측면이 크다. 객관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현대차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사회 개선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것이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맥락이 좀 다르다. 엘리엇의 공격이 있기 훨씬 전인 2015년 4월23일 현대차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인 '윤리위원회'를 '투명경영위원회(Corporate Governance & Communication Committee)'로 명칭을 변경했다. 더불어 심의 대상 및 기능을 확대 개편했다.

윤리위원회는 당초 내부거래 투명성 및 윤리경영 추진 등에 대한 심의 및 의결을 목적으로 했다. 구체적으로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 △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의 이행점검 △ 윤리경영 및 사회공헌과 관련된 주요 정책 △ 윤리강령 등 윤리규범 제개정 및 이행실태 평가의 사항 등을 대상으로 심의 및 의결했다.

기존 윤리위원회는 여타 기업들에서 설치한 내부거래위원회와 비슷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설치한 내부거래위원회는 통상적으로 내부거래에 대한 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감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규모 이상의 대규모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등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

확대 개편된 투명경영위원회도 이같은 역할이 핵심이다. 현대차 이사회는 지난해 3월22일 투명경영위원회 규정 개정을 통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대규모 내부거래 관련 의안이 심의사항에서 의결사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내부거래 및 자기거래 관련 통제장치를 강화한 것이다.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 NDR 참석…이해상충 소지

투명경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꾼뒤 독립성도 강화됐다. 현대차는 사내이사를 포함하던 위원 구성을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도록 변경, 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 현재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이동규, 이병국, 최은수, 윤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내부거래 및 상법상 자기거래 등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당 안건들은 사외이사로만 구성되어 있는 투명경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실시되도록 규정했다. 기본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내이사와는 독립적으로 투명경영위원회가 운영되도록 한 것이다.

다만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윤리위원회가 투명경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꾼 뒤 역할과 기능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존 윤리위원회가 담당하던 역할 이외에 '주주권익보호에 관한 주요한 경영사항 등을 심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내용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목적 및 권한사항에 추가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투명경영위원회는 인수·합병(M&A), 주요 자산취득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사항이나 배당과 같은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 등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에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현대차는 추가로 투명경영원회 소속 사외이사 1인을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해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도록 했다. 투명경영위원회 내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은 국내 투자자 간담회 및 해외 투자자 대상 NDR 등에 참석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투명경영위원회 활동이 이사회의 투명성 및 독립성 향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주주들의 권익 보호 및 이익 확대를 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에 목적을 둔 투명경영위원회에 주주소통 확대 기능을 부여하는게 맞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주소통 확대 기능은 외부 출신인 사외이사들이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기업설명회에 참석하는 행위가 결국은 회사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어 독립성을 추구하는 사외이사의 역할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거래 등을 심의 의결하는 투명경영위원회가 주주권익보호라는 명목으로 기업설명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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