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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항공 '빅2' 경쟁 체제, '오너리스크'로 막 내리나32년간 경쟁한 중·장거리 노선, M&A 후 조정 유력…딜 구조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16 11:25:2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5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국내 항공업계에서 32년 동안 이어져온 대형항공사(FSC) 경쟁 체제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빅딜' 종료 후 지배구조상 한진칼 아래에 놓일지 대한항공 밑으로 갈지 확정되지 않았으나 어쨌든 한진그룹이라는 울타리 안에 속하게 된다.

국내 항공 '빅2'의 경쟁 구도가 끝나게 된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가 항공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오너 리스크' 역시 하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너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는 내용이 골자다. 한진칼도 이날 이사회를 소집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파트너로 한진그룹을 지목하면서 30년 넘게 지속돼 온 두 FSC간 경쟁 구도에 금이 가게 됐다.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던 국내 항공시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988년 2월 제2의 민간정기항공운송사업자로 선정돼 서울항공(아시아나항공 전신)을 설립하며 경쟁 체제로 재편됐다. 이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게끔 판이 짜인 배경에 오너리스크가 있다고 본다. 어느 한쪽이 아닌 양쪽 오너가 모두 해당된다.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부실기업으로 만든 장본인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년째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물론 박 전 회장은 작년 3월 회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여전히 측근인 한창수 사장 등이 경영을 맡고 있어 박 전 회장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졌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박 전 회장, 금호그룹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후폭풍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미 그 전부터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오랜 노력에도 환율과 유가, 공급과잉, 국제정세 등 외생변수를 통제하는 데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5년 만에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하며 비상을 꿈꿨으나 수익성 악화로 1년 뒤인 2015년 12월 경영정상화 작업에 착수해야 했다.

국내 LCC들의 급격한 성장과 외항사들의 공급 증대로 경쟁이 격화되며 시장점유율과 매출 하락이 잇따랐다. 수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노선 구조조정과 조직슬림화, 항공기 업그레이드 등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저수익 일본·동남아 노선을 떼어내 자회사 에어서울도 출범시켰다.


이후 일부 실적 개선을 이뤘으나 2018년 4분기부터 다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보이콧 재팬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4437억원, 순손실 8179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미 흑자와 거리가 멀었다. 올 2분기 비용절감과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깜짝흑자'를 냈지만 3분기에 다시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선 재무여력보단 항공업에 대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춘 새 주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사실상 국내에는 한진그룹 외에 선택지가 없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은 현행법상 외국인이나 외국법인 등이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조원태 회장이 산업은행의 인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경영권 방어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은 작년 아시아나항공이 처음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당시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했었다. 회계법인 및 사모펀드 운용사와 미팅을 가지며 재무적 투자자(FI)를 물색하는 작업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실제로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노선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됐지만, 인수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엔 그때보다 더 체력이 약해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락한 여객수요가 언제 회복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 회장이 인수를 결심한 하나의 원인으로 경영권 분쟁이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든 아시아나항공을 팔고 싶은 산업은행은 조 회장이 받아들일 만한 유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의 니즈가 서로 만나는 지점이 한진칼이었을 거란 해석이다. 3자연합에 역전당한 조 회장으로선 무엇보다도 경영권 방어가 시급한 사안이다.

대한항공 아닌 한진칼이 우선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주로 언급되는 것도 같은 이유일 수 있다. 그래야만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에는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아래에 두더라도 일단 한진칼을 거쳐 인수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영권 분쟁 상대인 KCGI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KCGI 측은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KCGI측은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고민 없이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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