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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M&A]사상 초유의 요기요 매각조건, 무엇이 문제였나배달앱으로 시장한정, 점유율 90% 이상…유료방송 사례처럼 '시각차'

원충희 기자공개 2020-11-18 08:17:2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0: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상 초유의 조건."

배달앱 업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인수에 제동을 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을 두고 시장에선 이런 평가가 나온다. 기업결합 심사에서 외국기업에 자회사(요기요)를 팔라는 요구는 지금껏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은 공정위가 이커머스, 인터넷 플랫폼 등을 포함하지 않고 배달앱으로만 시장을 한정한 탓이다. 과거 유료방송 사례처럼 시장변화와 전망을 두고 DH와 공정위의 시각이 엇갈렸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의 최대요건은 경쟁제한성이다. 이는 시장을 어디서 어디까지로 획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료방송 기업결합 심사다.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현 LG헬로비전)의 기업결합을 불허할 때 전체 유료방송 시장(디지털, 8VSB, 아날로그)을 하나로 본 뒤 각 방송구역별로 평가했다.

그러다보니 CJ헬로가 진출해 있던 23개 유료방송 시장 중 16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점유율 1위 지역도 21개나 됐다. 1위 지역의 평균 점유율은 60.1%에 달했다.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돼 결국 불허됐다.

하지만 3년 후인 지난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에선 다른 결론이 나왔다. 그때는 디지털, 8VSB 시장을 각각 평가하고 아날로그 케이블TV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날로그 케이블TV 종료 추세와 IPTV 가입자 수의 증가세를 고려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가 대세를 장악해가는 시장 변화가 공정위의 시각을 바꿨다.

당시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무엇보다 유료방송 시장 구조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이 공정위 판단 변화의 가장 큰 근거"라고 말했다.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경쟁제한성을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하는 것보다 다른 조치를 통해 경쟁제한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시장획정에 대해 다분히 정무적 판단이 반영된다는 의미다.

배달앱 시장도 업종은 다르지만 로직은 비슷하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배달앱 점유율(실사용자 기준)은 배달의 민족이 59.7%, 요기요 30.0%, 배달통 1.2%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거느릴 3개 앱을 합한 점유율은 90.8%에 이른다.

그러나 이커머스와 인터넷 플랫폼 등을 포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커머스업체 쿠팡이 선보인 '쿠팡이츠'는 1년 사이 월간 순이용자가 120만명 가까이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다. 네이버의 경우 직접적으로 음식배달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으나 '동네시장 장보기'나 '쿠킹박스' 등을 통해 밀키트 및 반찬거리 배달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일본 데마에칸, 태국 라인맨 등 해외계열사를 통해 음식배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이 네이버 등 인터넷 플랫폼을 잠재적 경쟁자로 여기는 이유다.

실제로 DH는 지난해 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배달의 민족은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 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DH는 이커머스와 인터넷 플랫폼을 경쟁사업자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배달앱 뿐 아니라 이커머스 등을 포함했다면 DH, 우아한형제들의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았을 것"이라며 "네이버와 공공배달앱 등이 향후 잠재적 경쟁자로 작용할 수 있었으나 당국은 이런 점을 크게 보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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