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콤·하이닉스 겸임 박정호 부회장, '중간지주' 열쇠 풀까 SKT, 하이닉스 지분 추가매입 논의 본격화
성상우 기자공개 2020-12-04 07:52:1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하게 됐다. SK텔레콤 대표이사를 맡은 지 4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셈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원포인트 인사라는게 ICT업계의 주된 해석이다. ㈜SK 자회사인 자회사(SK텔레콤)와 손자회사(SK하이닉스) 사이 지분구조가 중간지주사 전환의 키다.3일 SK그룹 및 SK텔레콤측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부회장직까지 겸하게 됐다. 이로써 박 사장은 SK텔레콤 사장 및 대표이사직과 SK하이닉스의 부회장 및 사내이사직을 겸한다.
당초 업계는 박 사장의 부회장 승진 시기를 중간지주사 전환 이후로 봤다. SK그룹내 ICT 관련 계열사들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중간지주 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되는 핵심 과제다. SK텔레콤이 ICT 계열의 지주사격으로 승격되면서 이 작업을 이끈 박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수순을 가장 자연스러운 그림으로 봤다.

중간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사이 지분구조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를 중간지주사의 자회사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분을 약 10% 가량 추가 매입해야한다. 이를 위해선 5조~6조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과정서 지분 매입의 시기와 가격, 수량, 방식 등 여러 절차에 대한 양측의 복잡한 협의가 필요했던 탓에 실행 시기는 계속 늦춰졌다.
박 사장이 SK텔레콤와 SK하이닉스의 사내이사 및 최고직급자를 겸하게 되면서 이 과정 해결의 키를 쥐게 됐다. 기존에도 박 사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SK하이닉스에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나 사외이사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SK하이닉스의 최고직급자인 부회장이자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양사의 이해관계 조정에 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해 박 사장이 동원할 수 있는 카드는 SK하이닉스로부터 받는 배당 및 자금대여, 자사주 활용, 자회사 IPO 자금 등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턴 주당 배당 하한선을 1000원으로 고정하고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 지급하는 형태로 배당금을 책정키로 했다. 배당액을 이전보다 더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4조9366원 대비 7조4283억원 늘어난 2조4918억원이다. 박 사장의 부회장 취임 이후 실적 및 현금흐름 상황 개선에 따라 배당금 지급액 이전보다 큰폭으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를 활용한 타사 지분 확보는 박 사장이 M&A에 즐겨쓰는 방식이다.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단 100억원의 현금만으로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를 인수한 바 있으며, SK브로드밴드와 SK인포섹을 자회사로 편입할 때도 자사주를 활용했다. 내년부터 차례로 대기 중인 4~5곳의 자회사 IPO 공모자금 역시 SK하이닉스 지분 확보에 동원될 가용자금이다.
이번 인사는 중간지주사 전환 이후 SK하이닉스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진행될 M&A 과정에서도 박 사장의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향후 ICT계열 지주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ICT 업계 매물을 발굴하는 역할을 박 사장에게 부여한 셈이다.
SK그룹 내 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은 SK텔레콤에서 ADT캡스, 티브로드 등 조단위 딜을 비롯해 다수의 ICT 관계사 지분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박 사장의 부회장 취임 이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비메모리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M&A 대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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