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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SK㈜]우등생에게도 '옥의 티'는 있다⑤여성 사외이사 부재·의장 독립성 이슈·감사위 재무전문가 추가 등 리스크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09 13: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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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표-의장 간 분리, 독립적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체계적인 감사위원회, ESG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

A+기업(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 답게 SK㈜의 지배구조는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적 구성에 사외이사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착실히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선점은 없을까. 모든 우등생들도 하나씩은 약점이 있듯 SK㈜의 이사회에도 '옥의 티'는 있다. 기업 SWOT분석을 이사회에 대입했을 때 SK㈜의 '위협(Threat)'은 무엇일까.

SK㈜의 이사회는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부터 사외이사 전원 남성이다. 앞으로 SK㈜는 여성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올해 초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다.

평정기관은 이사회의 다양성을 평가할 때 평가 기준으로 '성별' 다양성을 본다. 단일적인 성별보다는 다양한 성별에서 보다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8월부터 시행된 이 법안은 유예 기간을 2년으로 뒀다. 적어도 2022년까지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필수적이다.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6년으로 개정한 법안 역시 SK㈜에게는 리스크다. SK㈜ 사외이사들 중 하금열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은 5년 6개월로 곧 만 6년이 된다. 언론계에서 활약하다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던 하금열 사외이사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SK㈜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하 사외이사는 현재 SK㈜의 사추위장이다. 하 사외이사의 임기 종료는 곧 대체자 물색과 사추위장 교체를 필요로 한다.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는 염재호 사외이사(사진) 역시 선임 당시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있었다는 찝찝함이 남아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염 의장과 최태원 회장이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이라는 점을 들며 이해상충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염 의장(1955년생)과 최태원 회장(1960년생)은 모두 신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이밖에 염 의장은 이전부터 SK그룹과 인연이 각별했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1979년 미국 유학을 다녀왔던 이력이 있고, 2018년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는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선대회장과의 대담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SK그룹에서 주최한 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경력도 있다. 독립성 측면에서 반대표를 살만한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감사위원회에서의 개선점도 제기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감사위원회 모범규준'에는 기업들이 감사위원회 구성 시 최소 2인 이상의 회계·재무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SK㈜의 감사위원회 3인중 회계·재무 전문가는 김병호 사외이사(위원장) 뿐이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학계 및 관료 출신으로 감사위원회를 이루는 경우가 빈번한데 전문성 제고 차원에서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가가 포함되는 것이 좋다"라면서 "SK㈜는 전문가로 볼 수 있는 인물이 1명이기 때문에 전문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감사위원회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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