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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푸르덴셜 PMI 진통]LP 영입 물밑경쟁…일부만 이탈해도 인수효과 '반감'③상위 300명이 매출 절반 담당, KB금융과 시너지 계획 차질 여지 우려

이은솔 기자공개 2020-12-14 07:59:48

[편집자주]

푸르덴셜생명보험이 KB금융에 인수된지 3개월이 지났다. 푸르덴셜 M&A 밸류 측정의 핵심은 고효율 엘리트 설계사 조직인 라이프플래너(LP·Life Planner)였다. 인수후통합(PMI) 역시 LP 조직의 안착이 관건이다. 새로 출범한 경영진의 소통 방식에 대한 푸르덴셜 LP 조직의 문제제기가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났다. 푸르덴셜 PMI가 진통을 겪는 이유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10: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덴셜생명보험 통합 갈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라이프플래너(LP·Life Planner)들의 이탈이다. 실제 달라진 처우에 불만을 품은 LP 일부가 타사로 이동하거나 독립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그룹은 고효율 LP와 국민은행·카드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결부한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다. 이런 가운데 LP들이 이탈할 경우 2조3000억원을 들여 '빅딜'을 강행한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는 결과가 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국내 원수보험사와 독립보험대리점(GA)에서는 푸르덴셜생명 LP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이 붙었다. KB금융에 매각이 결정되고 영업 조직이 다소 혼란스러운 틈을 타 미래에셋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일부 GA가 높은 스카웃 비용을 부르며 대규모 영입을 시도했다.

아직까지 실제 이직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 미래에셋생명 측으로 일부가 이동했으나 소폭에 그쳤다. LP 영입이 예상보다 쉽지 않자 스카웃 비용을 풀었던 원수사들은 다시 프로모션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다만 영업조직의 이동이 많지 않았던 푸르덴셜생명의 이전 기조를 감안하면 일부 이탈만 해도 이례적인 상황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푸르덴셜생명의 설계사정착률은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른 보험사들이 LP 영입에 공을 들이는 건 생보업계에서 '푸르덴셜 출신'이 갖는 메리트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 영업을 비전문가들이 부업으로 삼는다는 통념을 깨고 '설계사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의 까다로운 기준과 철저한 교육을 제공했다. 4년제 대졸자, 다른 직종 2년 이상 경력자를 LP로 모집해 타사와 차별화했다. 실제로 푸르덴셜생명에는 명문대학과 유수 대기업 출신 LP들이 다수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당시 밸류 측정에도 LP 조직 '퀄리티'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가는 지분 100% 기준 2조3000억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였다.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가치에 비해 인수가가 20% 낮다는 의미니 '싸게 샀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보험사 특성을 감안하면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상장된 생보사들의 PBR은 0.2~0.3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자산은 고객에게 다시 돌려줘야 할 부채와 연동해 쌓는데다 처분 가능한 자산인 건물 등의 비중은 높지 않다. 가령 푸르덴셜생명 본사의 부동산 가격은 2000억원 내외다. 보험사 밸류에는 자본비율이나 자산가치 외에도 영업조직을 기반으로 한 지속과 성장가능성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푸르덴셜생명 LP는 인원이 적다는 점이 주목된다. '소수정예' LP로 '고효율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한 명의 이탈 영향이 타사에 비해 보다 클 수밖에 없다.

푸르덴셜생명의 LP는 2020년 3분기말 기준 약 1670명이다. 비슷한 시기 금융지주에 매각된 외국계 보험사로 자주 비교선상에 오르는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 수는 5000명, 실질 인수가는 3조2500억원이었다.

회사마다 자산 규모와 영업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회사 밸류와 설계사 규모의 차이는 명확하다. 두 회사의 매각가가 1.4배 차이인 반면 설계사 규모는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즉 회사 가치에 대한 설계사 1인의 기여도가 푸르덴셜생명이 압도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조직은 기본적으로 리크루팅 기반이라 한 명이 옮겨가면 서너 달 내 5~10명이 연쇄적으로 이동한다고 보면 된다"며 "아직까지는 푸르덴셜생명 설계사 조직에 큰 변화가 없지만 조금씩 이탈이 시작되면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LP 중에서도 실적 상위 300명, 약 20% 내외가 전속 채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인원수로는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입사 1~3년차 LP들의 매출 비중은 1/4에 그친다. 실적 상위 그룹이 100명만 이탈해도 전속 채널 매출의 10~20%가 흔들리게 된다.

KB금융은 장기적으로 국민은행과 국민카드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고능률 엘리트조직인 푸르덴셜생명 LP에게 연계해 대출, 카드, 펀드 등 전방위 금융 상품 판매 서비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시작으로 매각이 완료된 직후인 지난 9월, 대다수 푸르덴셜생명 LP의 교차판매 소속사가 KB손해보험으로 이전됐다. KB손보의 설계사 수를 늘리는 동시에 푸르덴셜생명 영업조직에서 'KB상품'을 판매해보는 첫 시도였다.

결국 업계에서는 고실적 LP들이 얼마나 남아있느냐를 푸르덴셜생명 PMI 성패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KB금융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어느정도의 인력 이탈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실적이 좋은 LP들이 남고 저실적 LP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것이 효율적이다.

문제는 실적이 좋은 다수 LP들마저 기존의 안정적 기반에서 영업을 이어갈지, KB생명으로 이름이 바뀌기 전 푸르덴셜생명이라는 네임밸류를 인정받고 떠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LP들이 합심해 GA를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지방 LP 중 일부 조직은 단체로 GA와 인수 여부를 논의하는 쪽도 있다"며 "인수 초기 단계로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푸르덴셜생명 내부에서 치열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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