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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보수적 충당금, 인력효율화에 내년 달라질 것"빈대인 부산은행장 "코로나 속 지역금융 본질 주력, 해양금융 전문은행 만들 것"

부산=김현정 기자공개 2020-12-09 07:52:5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빈대인 부산은행장(사진)은 2017년 9월 취임 이후 경영 정상화와 실적 회복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낸 인물이다. 취임 당시 여러 악재 탓에 어려운 시기를 겪은 부산은행이었지만 이듬해 바로 지방은행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 중심엔 빈 행장이 있었다.

빈 행장은 올 3월 연임에 성공한 뒤 곧바로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30년 넘는 은행 생활을 돌이켜 보며 지금이 가장 손꼽히는 위기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기로에 서 있는 빈 행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은행 본사에서 만난 빈 행장은 “올 한 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더 나은 내년을 만들기 위해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많이 했다”이라며 “미래경기대응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는 한편 희망퇴직까지 실시한 만큼 2021년에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올 3분기까지 경상적인 부실·부도와 관련한 충당금을 제외한 ‘코로나19 충당금’을 600억원 쌓았다.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등을 반영해 미래경기 대응을 위한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충당금 전입액이 68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에 대비해 상당 부분을 별도로 적립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의 경우 경상적 충당금 600억원(3분기 누적 기준)에 더해 이에 맞먹는 규모의 코로나 충당금까지 1200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부산은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연말 시점에 현재와 미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분기 추가 충당금을 적립할 계획이다.

충당금으로 이미 대거 비용이 발생했지만 미래를 위한 인력 운용 효율화 작업도 나중으로 미루지 않았다. 부산은행은 올 4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이달 내에 한 차례 더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영효율화는 타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부산은행에게도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빈 행장은 “거센 파도가 몰아칠 때 이를 뚫고 거스르려 하기 보다는 파도를 타며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올 한해 비용부담이 커졌지만 모든 일들은 적기가 있는 만큼 필요하다 판단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행장은 지방은행의 경우 특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시중은행이 덩치로 밀고 들어오고 인터넷전문은행이 플랫폼으로 위협한다 해도 부산은행의 중심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부산은행은 지역경제 핏줄 역할을 해온 금융기관으로서 우리의 주력은 지역 중소기업 금융에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하지만 제휴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성장시킬 방안을 찾고 부산은행의 본질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 행장은 저금리 기조 속 비이자이익 활로로 ‘해양금융’을 들었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으면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는 점을 고심해 2~3년 전부터 해양금융의 기틀을 마련해왔다.

빈 행장은 작년 초 조선·해양·항만산업을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해양금융부를 신설했다. 이후 줄곧 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조합,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과의 협약을 통해 국내를 비롯, 해외 해양사업에까지 금융지원에 대한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부산은행은 선박금융, 해양 SOC 참여, 선수금환급보증(RG) 발행 등 해양 종합금융 업무가 가능한 곳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올해 IB 수수료가 14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해양금융 관련 수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빈 행장은 “부산은행을 해양금융 전문은행으로 키운다는 포부를 안고 다양한 준비를 했다”며 “작년과 올해 상반기가 해양금융 은행의 진용을 갖추고 시장에 알리는 시기였다면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는 점차 성과가 나타났고 내년엔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 행장은 부산이라는 큰 도시가 물류 중심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을 통해 2022년에 부산항 제2신항을 착공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부상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는 항공과 항만 물류의 시너지 효과가 부산은행에도 적잖은 호재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빈 행장은 “부산은 워낙에 자원이 풍부하고 미래가 유망한 도시이고 이것도 다 부산은행의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부산에는 마이스 특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대전환의 호재가 많은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우리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 다가올 행장 인선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말을 아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빈 행장은 “BNK금융그룹 내부적으로 결정될 사안이라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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