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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금융채시장 판도 변화]카드·캐피탈사 조달 시동…이슈어 다양성 확보①은행계 여전사 발행 확대…KP물 중 금융채 비중 75% 육박

피혜림 기자공개 2020-12-14 14:34:21

[편집자주]

한국물 이슈어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 금융사의 기세가 거세다. 발행시장 중심에 있는 상업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사와 여전사, 증권사, 보험사 등이 빠르게 조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동시에 시장에 진입해 다채로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금융사의 한국물 시장 진입과 조달 흐름 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핵심 이슈어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특수은행·상업은행이 중심을 이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비은행 금융사로 확장되고 있다.

2020년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를 필두로 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카드와 KB캐피탈 등 은행계가 등장한 것은 물론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물량 공세도 이어졌다. 신한금융지주·미래에셋대우의 데뷔로 2018년 비은행 금융사가 발행 물꼬를 튼 데 이어 올해는 여전사 조달이 부상한 모습이다.

◇금융기관 비중 확대, 여전사 성장 주효

비은행 금융사의 조달세에 한국물 발행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한국물 발행의 절반 가량을 책임졌던 준정부기관·일반기업 비중은 올해 25%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다양한 금융사의 외화채 조달 물결 속에서 한국물 시장을 선도했던 특수은행과 상업은행의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020년 1~3분기 특수은행·상업은행·기타금융기관(여전사) 등 금융사가 발행한 한국물은 총 175억5688만달러 수준이었다. 전체 발행량(272억2683만달러)의 64%에 해당한다.

올 4분기 딜을 고려하면 2020년말 이들의 발행물량은 65%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말(51.39%)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물량 증대를 이끈 건 여전사였다. 올해 여전사 발행량은 78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이중 83%에 달하는 65억달러를 조달했다. 전년(18억달러) 대비 3배 이상의 물량을 찍어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질적 성장도 두드러졌다. 그동안 한국물 시장을 찾는 국내 여전사는 현대캐피탈이 유일했다. 하지만 올 4분기 신한카드(4억달러)와 KB캐피탈(3억달러)의 외화채 발행으로 이슈어가 한층 다양해졌다. 7년만의 복귀전이었던 신한카드와 한국물 데뷔전이었던 KB캐피탈은 은행계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기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지주·증권 꾸준, 보험사 재등장…주금공, 물량 뒷받침

금융지주와 증권사 물량을 더할 경우 금융사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신한금융지주와 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외화채 데뷔 이후 매년 시장을 찾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 7월에도 신한금융지주와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찾아 각각 5억달러, 6억달러를 마련했다.

올해는 보험사의 조달 재개로 이슈어가 한층 더 다양해졌다. 동양생명보험은 올 9월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보험사가 한국물 발행에 성공한 건 2018년 이후 2년만이다.

금융 공기업의 조달세도 압도적이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만 두 차례 유럽 시장을 찾아 15억유로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발행했다. 통상 주택금융공사는 한국물 시장에서 매년 5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올해는 정책모기지 공급 확대 등에 발맞춰 규모를 늘렸다.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 확대, 은행 벤치마크 효과 톡톡

그동안 한국물 발행 시장의 주도권은 은행에 있었다. 한국물 시장 맏형으로 꼽히는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연간 각각 30억달러 이상의 물량을 쏟아내 시장을 이끌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상업은행 역시 매년 외화채 발행에 나서 한국물 발행시장을 뒷받침 했다.

최근 비은행 금융기관 역시 발행시장의 한 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2020년 여전사와 금융지주, 증권, 보험, 정책금융기관의 발행 물량은 108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 37억달러를 발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다. 특수은행·상업은행의 올해 조달 규모(122억원 추정)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2020년에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단연 돋보일 전망이다. 4분기 딜을 포함한 2020년 추정 발행량 기준으로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은 35%까지 증가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30%를 넘어선다. 특수은행(31%)은 물론 준정부기관(16%, 주금공 포함시 21%) 보다도 높다.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을 더한 전체 금융기관 물량은 전체의 75%에 달한다. 은행권의 탄탄한 조달에 비은행 금융기관의 발행세가 더해지자 발행시장 내 금융사 지위는 더욱 견고해진 모습이다.

비은행 금융사의 발행세는 은행 발행시장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은행의 벤치마크 역할이 비은행 금융사의 조달을 이끌었다. 특수은행과 상업은행이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벤치마크를 기반으로 연이은 비은행 금융사의 발행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정기적인 발행으로 시장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자 투자자들은 비은행 금융사 채권에 대해서도 적정 가격을 탐색할 수 있게 됐다"며 "비은행 금융사가 한국물 시장 내 비중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 내 한국물 은행채가 자리잡자 비은행 금융사 채권으로 성장세가 전이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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