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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유진 vs 현중' 무엇이 승패 갈랐나DICC 소송 불확실성에 소극적 베팅

김혜란 기자공개 2020-12-11 07:26:3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8: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딜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결국 가격이었다. 본입찰 이후 최후 협상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이 유진기업을 압도하면서 승자와 패자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유진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우발채무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베팅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서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은 막판 협상 과정에서 유진기업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낸 것으로 파악된다. 본입찰에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기업 두 곳만이 응찰했고, 이에 따라 매각 측은 인수 후보 두 곳과 최종 협상을 진행해왔다.

유진기업도 마지막까지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인수희망가격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DICC 우발채무 이슈에 대해 두산그룹 측이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자 무리하게 딜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의 최대 쟁점은 두산그룹이 미래에셋자산운용,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재무적투자자(FI)와 벌이고 있는 DICC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우발채무를 인수자가 부담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느냐였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측은 인수후보들로부터 아이디어나 보장조건 등을 제안받기보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 입장에선 '두산안'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선 셈이었다.

문제는 두산그룹의 제안에 '디테일'이 없었다는 점이다. 두산그룹은 인수 후보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DICC 관련 우발채무를 투자회사에 넘기고 사업회사만 매각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송당사자인 FI의 동의 등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송 당사자와의 논의가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실현안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두산그룹의 제안을 수용한 쪽은 현대중공업지주다. DICC 소송 리스크에 대해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기업 간 온도차가 있었다는 얘기다.

유진그룹은 향후 딜 종결을 위해 이 부분에 대한 두산그룹 측은 확실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더 구체적인 안을 요청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이에 대해 별 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일단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뒤 추후 논의를 지속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그룹도 막판까지 의지는 있었다"며 "하지만 DICC 우발부채 관련 리스크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높게 베팅해 무리하게 추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가 현대중공업지주와 컨소시엄을 형성하면서 다른 후보들은 결국 들러리가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 이 부분에 대한 고려도 유진기업이 막판 인수전에서 힘을 빼게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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