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미국 'CFIUS' 통과 여부 주목보안·중요 기술 보유 기업 M&A 깐깐한 검토, 펜타곤 출신 '데이나 화이트' 역할 거론
김경태 기자공개 2020-12-16 09:16:2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3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절차에서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통과 여부가 이슈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당선인 체제에서도 국가 안보, 중요 기술과 관련된 인수합병(M&A)을 내밀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1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1일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와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달 18일 구주 매매 및 신주 인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 등 관련 정부 부처의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거래가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M&A 절차 중 CFIUS가 거래 완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대형로펌 M&A 전문 변호사는 "요즘 미국에 투자할 때 CFIUS가 최대 이슈로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현대차에서도 관련 내용을 당연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FIUS는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재임시 설립됐다. 미국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관계부처 합동 위원회다. 미 재무부, 국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다양한 부처과 기관의 수장이 참여한다.
설립 초기에는 당시 세계 경제 2위로 부상한 일본을 주로 견제했다. 1980년 일본 후지쓰의 미 반도체 제조사 페어차일드 인수를 막았다. 그러다 최근에는 주로 중국 자본의 미국 내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머니그램 인터내셔널 인수 등 다수의 M&A가 CFIUS의 승인 거부 의견에 따라 무산됐다.
올들어 가장 유명했던 사례는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이다. CFIUS는 올 8월 미국인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Tiktok의 미국 내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고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에 명령했다.

CFIUS는 과거부터 보안에 대한 우려가 큰 사안에 대해 주로 조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활동이 더 강화하고 세밀해졌다는 평이 중론이다. 중요 기술(Critical Techonology), 중요 인프라(Critical Infrastructure), 민감한 개인정보(Sensitive Personal Data) 중 하나라도 해당이 되면 CFIUS에 레이더에 걸린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군사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CFIUS의 세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설립 후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자금으로 '빅도그(big dog)'라는 이름의 4족 보행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미군이 로봇을 납품받는 방안을 고려한 적이 있을 정도로 군사분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CFIUS에 밝은 전문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당선이 집권해도 CFIUS의 깐깐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2018년 CFIUS의 권한을 확대한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 제정 당시 초당파적인 압도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우 이전 주인들이 상용화에 실패했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현금이 충분한 현대차그룹 체제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실적 향상 기대감이 생긴 상황이다. 독보적 기술력 덕에 기업가치는 크지만 기업 규모는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성장, 고용창출 등은 미국 입장에서도 반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분석이다.
재계에는 현대차가 올 4월 현대차 북미법인(HMA)의 최고홍보책임자로 전격 영입한 데이나 화이트(Dana W. White)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 폭스뉴스 등을 거치며 언론계에서 경험을 쌓은 뒤 정계에 진출했다. 특히 군사 분야 네트워크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과정에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이다.
2007년부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PSM(Professional Staff Member)으로 활동했다.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 선거 캠페인의 외교정책 고문으로 일했다. 미 방위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에 몸담기도 했다. 2017년4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공보특보로 발탁됐다. 펜타곤 대변인 직책을 수행하며 전세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CFIUS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남아 있는 M&A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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