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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담 커진 한화그룹, 공모채 조달 ‘숨고르기’ [2020 Big Issuer분석]1조1150억 발행, 작년 대비 60% 급감…주요 계열사, 신용등급 리스크 부각

최석철 기자공개 2020-12-17 13:56:1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한화그룹은 시장성 조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공모채(SB)를 발행했다. 코로나19로 투심이 얼어붙자 하반기에는 아예 공모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그룹의 새 먹거리인 태양광과 수소사업의 중심에 있는 한화솔루션이 49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그룹 조달량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한화솔루션 역시 미매각을 경험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2016년 이후 최저치...한화솔루션·한화건설 미매각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는 올해 1조1150억원 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4년 연속 조 단위 조달 기록을 이어갔다. 다만 2016년 이후 지속해오던 공모채 발행물량 증가세는 단번에 크게 꺾였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2조7280억원 어치의 공모채를 발행하며 2017년 이후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발행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공모채 시장을 찾는 계열사의 폭도 한층 좁아졌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0개 내외의 계열사가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5곳만 공모채를 발행했다. 그룹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화학 계열사가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지만 한화토탈과 한화에너지 등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던 계열사가 대거 발길을 끊었다.


물량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꼽힌다. 상반기에 한화솔루션(AA-/부정적)을 비롯해 한화토탈(AA/부정적), 한화에너지(AA-/부정적), 에이치솔루션(A+/부정적), 한화호텔앤드리조트(BBB+/부정적), 한화생명(AAA/부정적), 한화손해보험(AA/부정적) 등 그룹 주요 이슈어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비금융 계열사 대부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약화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금융계열사는 규제 대응과 수익성 약화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공모채로 조달한 한화솔루션 역시 등급 전망 하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해 49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그룹 차원에서 새 먹거리로 점찍은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 전면에 서있는 만큼 투자자금 조달 수요가 컸다.

1월 역대 최대 단일 물량인 2800억원을 발행하는데 성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4월에 진행한 두 번째 공모채 발행에서는 전체 모집금액 2100억원 대비 유효수요가 800억원에 그치며 미매각을 경험했다.

채권 발행 직전인 4월 초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석유화학, 태양광 부문에 대한 설비보수 및 신규시설 투자금을 연간 약 1조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화건설 역시 올해 5월 10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한 건의 매수주문도 확보하지 못했다. 민평금리 대비 높은 가산금리를 제시했지만 코로나19 이후 A급 이하 회사채를 향한 냉랭해진 투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후 한화건설은 사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 밖에 상대적으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크지 않았던 한화(A+/안정적)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안정적)등도 예년보다 발행 물량을 조절했다.


◇하반기 공모채 발행 '제로'...내년 자금조달 수요는 여전

한화그룹은 6월 지주사 한화가 공모채 970억원 어치를 발행한 것을 끝으로 더욱 소극저인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어떤 계열사도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미매각 물량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 부족으로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화그룹 전반적으로 가중된 재무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룹 차원에서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태양광과 화학 설비투자 등에 연간 1조원 내외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태양광과 수소 등 정부의 그린뉴딜 관련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 등을 필두로 전반적인 실적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에 이어 수소 생산부터 저장, 충전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조달 수요 역시 상당하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2021년 한화그룹의 만기 도래 비금융 회사채는 모두 1조6243억원이다. 한화그룹이 조달 전략에 변화를 꾀한다면 1분기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만 약 5000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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