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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그룹, 곡물트레이딩 '脫홍콩'…싱가포르 간다 현지법인 신규설립, 업무이관 시작…미중 갈등 심화 우려 선제적 조치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29 09:31:3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그룹이 곡물 트레이딩 사업의 거점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긴다. 최근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트레이딩 사업부를 이전하는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홍콩법인에 남은 잔여계약의 세제혜택 등이 소멸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투트랙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송그룹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신송홀딩스와 신송산업이 각각 영위하는 구조로 이원화 하고 있다. 신송홀딩스의 종속기업인 Singsong.(H.K.)Ltd.(이하 홍콩법인)와 신송산업 해외사업부문이 각각 맡는다. 모두 신송그룹 오너 2세인 조승현 대표가 직접 맡고 있다.

연간 곡물트레이딩 매출은 대략 2000억원 안팎이다. 홍콩법인에서 창출되는 매출이 1500억원대로 대부분이다. 홍콩법인이 곡물트레이딩 사업의 메인 거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곡물트레이딩 거점을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홍콩이 세제혜택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많지만 정치적 불안이 불거지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미국 정부가 홍콩 정책법을 통해 28년간 지원하던 각종 경제적 특별대우를 중단했고, 중국은 홍콩 보안법을 강행하면서 민주와 세력들의 탄압을 예고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정국불안이 극단을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사들도 탈(脫) 홍콩을 추진하고 있다.

신송그룹이 홍콩의 대안으로 내세운 지역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역시 금융의 주요 요충지로 홍콩 못지 않게 세제혜택이 많다. 홍콩을 벗어난 글로벌 금융사들도 싱가포르에 속속 터를 잡고 있다. 금융사들이나 거래상대방 등과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라도 싱가포르 이전은 불가피 하기도 했다.

신송홀딩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현재 법인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고 내년께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홍콩법인을 당장 없애진 않는다. 기존고객들과의 계약관계가 남아있기 때문에 세제혜택이 소멸되는 시점까지 투트랙으로 운영한다. 신규계약건은 싱가포르법인이 전담하는 형태로 순차적으로 업무를 이관한다는 목표다.

신송그룹이 지정학적 상황까지 고려하며 거점이동을 강행하는 배경에는 그만큼 곡물 트레이딩을 확실히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주력이던 장류사업이 성장한계에 봉착하면서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그 대안이 곡물 트레이딩 사업이 됐다.

현재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곡물 트레이딩이 압도적으로 많은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 없이는 그룹의 존폐가 흔들릴 정도인 만큼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건 당연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또 판을 더 키우기 위해서라도 시장의 흐름을 따를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도 보인다.

신송그룹 내부 관계자는 "신규로 싱가포르법인을 설립했는데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하는 홍콩법인을 대체하는 역할로 키울 예정이다"며 "일단 투트랙으로 운영하면서 몇년간 업무이관 절차를 밟고 홍콩법인은 추후 청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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