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자금 조달' 중책 이정석 제주항공 상무, 경영본부도 맡는다경영기획본부장 선임, 오너 신뢰 '눈도장'…'재무+인사·총무' 입지 확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0-12-30 10:38:5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6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최근 정기임원인사에 이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이정석 상무가 다른 부서도 맡게 되면서 사내 입지를 확장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영 위기를 겪는 가운데 유동성 관리에 성과를 내면서 그룹 최고위층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18일 조직개편을 내부에 공지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사, 총무팀 등이 속해 있던 경영본부를 재무기획본부와 합친 뒤 '경영기획본부'로 통칭해 운영하기로 했다. 본부장으로는 이 상무가 임명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난달 30일 임원인사를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기존에 경영본부를 총괄하던 김재천 부사장은 인사에서 AK플라자 대표이사로 발령받았다. 당시 애경그룹은 김 대표가 제주항공에서 성공시킨 혁신적인 사업모델의 성장 DNA를 AK플라자에 이식시켜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혁신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경영본부장을 이 상무가 꿰차게 된 셈이다. 경영본부를 독립적으로 두지 않고 재무기획본부와 더불어 이 상무가 이끌게 했다는 점에서 그룹 최고위층의 강한 신뢰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이 상무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강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에서 기획을 담당했다. 제주항공에 합류하기 전에는 AK플라자 경영기획본부장으로 4년간 일했다.
올 1월부터 제주항공 CFO로 근무했다. 그가 부임하던 시점에는 한일 경제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부각되던 때다. 이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이 상무는 CFO가 되자마자 큰 위기에 부딪혔다.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M&A)이 취소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이 상무는 잇달아 자금 조달을 성사시키며 그룹 수뇌부의 기대를 충족했다. 먼저 유상증자가 있었다. 제주항공은 올 5월 운영자금 마련과 채무상환을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 이 상무가 제주항공 CFO로서 진행하는 '유증 데뷔전'이었다.
코로나19로 국내 항공사 모두 어려움을 겪던 시기라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지만 올 8월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최대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의 청약률은 90.11%다.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79.87대1에 달하며 흥행했다. 이 상무는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법률자문사 법무법인 화우 등과 원활한 소통을 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약 20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도 받았다. 올 9월초부터 논의를 시작할 때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으로 1700억원을 받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기안기금의 이자율이 7%가량으로 고금리라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
다른 형식의 지원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KDB산업은행 등 금융당국의 양해를 구하는 게 필요했다. 이 상무는 CFO로서 릴레이 협의를 진행하며 '정책금융+기안기금' 형태의 추가 자금지원을 이끌어냈다.
추가 지원 금액은 1977억원이다. 산은 782억원(운영자금 대출+영구채), 수출입은행 574억원(운영자금 대출), 신용보증기금 300억(P-CBO), 기안기금 321억원으로 구성했다. 지원 시점도 내년초로 지연될 뻔했지만 산은이 신속한 결정을 내리면서 연내에 모두 받았다.
제주항공 재무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전날(28일) 오후 산은의 영구채 인수와 운영자금 382억원 입금이 이뤄졌다"며 "정부에서 받는 추가 지원은 모두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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