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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수석부행장 '2인 체제' 수포로…당국 반대 탓 '선임부행장' 직제로 계획 선회, 최대현 부행장 전면배치…기업구조조정 힘 싣기

김규희 기자공개 2021-01-04 07:59:3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선임부행장’ 제도를 도입하고 그 자리에 최대현 기업금융부문장을 선임했다. 수석부행장 '2인 체제'를 추진했다가 금융당국 반대로 무산되자 대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기업금융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최 부행장을 전면에 세운 건 내년 기업 구조조정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30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과 함께 집행부행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선임부행장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판 뉴딜, 녹색금융, 신산업·혁신기업 지원 등 신규정책금융 업무량 확대를 감안해 경영진의 적정 업무분담 등을 통한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다.

최 기업금융부문장이 맡게 된 선임부행장은 산은 내 1개 부문을 담당하는 일반 집행부행장과 달리 총 4개 부문을 책임진다. 기존 맡고 있던 기업금융부문에 더해 글로벌사업부문, 자본시장부문, 심사평가부문 등을 총괄하고 기업구조조정 및 시장을 전담한다.

최 선임부행장은 기업금융통으로 통한다. 부산 해운대고와 부산외대 서반아어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산은에 입행한 뒤 노조위원장, 대우건설 관리단장, 기업금융 3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이동걸 산은 회장 비서실장으로 발탁됐고 지난해 기업금융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조직을 이끌었다.

최 선임부행장의 승진은 산은 안팎에서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이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구조조정과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합병 등 굵직한 기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 회장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산은은 뛰어난 성과를 보인 최 선임부행장을 현 성주영 수석부행장과 별개로 수석부행장으로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에 부딪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수석부행장은 등기상 전무이사여서 임명에 대주주의 승인이 필요하다. 산은 주식은 금융위와 기재부 등 정부가 100%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산은은 이사회를 열어 외부 승인이 필요 없는 선임부행장 자리를 만들고 최 선임부행장을 임명했다. 아울러 총 9부문 중 기업금융, 글로벌사업, 자본시장, 심사평가 등 4개 부문을 맡겨 힘을 실었다. 성주영 수석부행장과는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산업은행의 이번 인사를 내년부터 기업인수합병(M&A) 등 기업구조조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이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최근 KDB생명을 ‘헐값’이라 불리울 만큼 투입 자금에 한참 못미치는 가격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며 “산은이 한진중공업 등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의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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