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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자신감' 현대백화점그룹, '경영 나침반' 삼는다 창립 50주년 첫 언급, 사회적가치 중시 3년만에 통합등급 'B→A'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11 08:32:3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10: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처음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공식 언급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다. 경영방침에 ESG를 넣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보수적인 그룹 문화 속에 주주친화정책 등을 외면한다는 질타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향적인 변화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불과 3년 전만해도 ESG 평가에서 평균 이하의 낙제점을 받았지만 최근 환경을 제외하고 점수가 대폭 개선됐다. 사업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에도 힘을 주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4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기념으로 '사회와 공동 성장 통해 2030년 매출 40조 시대 열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매출 목표와 함께 유통·패션 등 주력사업에 대한 신성장전략을 추진하고 미래 신수종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목표로 내세운 게 'ESG 경영'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비전 2030을 선포하며 밝힌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ESG가 필수요건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사업외연을 소비재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대백화점그룹은 ESG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배당 등에 인색한 정책으로 기관투자가의 행동주의 타깃이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며 주주 행동주의가 본격화 된 2018년께 특히 주주들의 질타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2018년 국민연금은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리바트에 대해 과소 배당을 문제 삼으며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현대그린푸드는 '저배당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현대그린푸드에 배당과 관련된 주주권 행사를 논의했다가 막판에 철회하기도 했다. 미국계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밸류파트너스는 현대홈쇼핑에 주주가치 개선 및 자사주 소각을 요청하는 주주서신을 연속적으로 보내 화제가 됐다.

보수적이고도 안정지향적인 그룹 분위기 탓에 배당이나 주가관리에 미흡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배당성향이 5% 안팎에 불과했고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등도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한섬 정도만 10%대의 배당성향을 나타냈지만 워낙 작은 계열사이다보니 규모로 따지면 상당히 미미했다.

행동주의에 대한 대응 역시 원성을 샀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서신을 보내거나 미팅을 요청할 때 소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식서한을 10여차례나 보내기도 했다.

이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발표하는 ESG 평가에도 잘 나타난다. 2018년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상장계열사를 평가한 ESG 등급은 평균 'B'에 불과하다. 총 7단계 등급 중 5번째 등급으로 '보통'에 속한다. 공시의무가 명확한 대그룹의 경우 대부분 우수에 속하는 'A'등급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등급은 꽤 낮게 평가된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동일 것 같던 현대백화점그룹도 변화하고 있다. 2019년 투명경영을 확립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고 주요 계열사 내 이사회에 각종 위원회를 설립했다.

배당도 늘렸다. 현대백화점의 배당성향은 2018년 5.5%에서 2019년 11%로 강화됐다. 짠물배당으로 몰매를 맞던 현대그린푸드는 주당 배당금을 3배 이상 올려 6%에 그쳤던 배당성향을 29%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초엔 전체 상장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2019년 현대백화점그룹의 통합 ESG 등급은 한섬을 제외하고 A로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엔 통합등급은 물론 환경을 제외하고는 전부문 A등급을 받았다. 불과 3년만에 상당한 변화를 이뤘다.

다만 환경부문에서는 여전히 낙제점이다. 현대홈쇼핑 정도만 A로 등급을 올렸을 뿐 다른 계열사들은 B등급에 머물러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화학물질 민감도가 높은 기업은 아니지만 환경과 관련된 정보공개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2018년 폐기물 배출량은 2만3705톤으로 동종업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용수재활용 비율은 9%,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45% 수준이다. 동종업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신세계의 경우 각각 12%, 64%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ESG 경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방향성을 구현해 그룹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게 핵심목표"라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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