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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퇴직연금 딜레마 '영업력 vs 자본적정성' 늘리자니 RBC비율 부담, 줄이자니 영업력 약화 '고민'

이은솔 기자공개 2021-01-26 08:01:4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이 강점으로 꼽히던 퇴직연금 부문 활용안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JKL파트너스로 인수된 뒤 체질개선 과정에서 퇴직연금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 문제는 감독 규제 개편으로 퇴직연금 신용리스크가 확대돼 지급여력(RBC)비율은 낮아지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등급을 재평가했다. 신용등급은 A0(안정적)으로 종전대로 유지됐다. 보험영업부문 경쟁력은 열위하지만 퇴직연금 시장 내의 안정적인 영업력과 자동차보험 축소를 통해 개선된 수익성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퇴직연금 분야의 방향성이다. 롯데손보는 저축성 보험과 차보험을 줄이고 장기보장성보험을 늘리는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다. 원수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9년말 3.03%에서 지난해 3분기말 2.59%까지 줄었다.

그럼에도 롯데손보의 외형과 수익성을 뒷받치고 있는 건 퇴직연금 부문이다. 롯데손보 전체의 매출과 업계 순위는 중하위권이지만, 퇴직연금 사업에서는 상위권이다. DB손보와 현대해상 등 대형사를 제치고 특별계정자산 기준 업계 2~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새주인으로 맞은 후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 중 롯데계열사 매각 전인 2019년 1분기 29.6%에서 가장 최근인 2020년 3분기 기준 32.1%로 확대됐다. 매각 후 오히려 롯데계열사 물량이 5000억원 가량 늘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5년 동안 롯데 계열사 물량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포함했다. 이를 위해 기존 주주였던 롯데그룹과도 지분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3분기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분은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유한회사 빅튜가 77%를, 호텔롯데가 5%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롯데카드 역시 유사한 방식의 계약이 체결돼있다.


매각 당시에도 롯데손보의 퇴직연금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혔다. 안정적으로 계열사 자산이 유지된다는 점은 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장점이다. 그러나 매각되는 순간 롯데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옅어진다는 점은 회사를 키워 재매각을 해야 하는 바이아웃 운용사 입장에서 부담이다.

그렇다고 퇴직연금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퇴직연금의 자본효용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지급여력(RBC)비율 산정 시 퇴직연금 신용리스크를 2018년 30%에서 2019년 6월 70%, 2020년 6월 100%로 점진적으로 늘렸다.

같은 수준의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할 때 필요한 자기자본이 점차 확대됐다는 의미다. 롯데손보도 기준 변경 시점마다 RBC비율 10% 내외로 하락했다. 동종업계 대비 RBC비율이 낮은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손볼 수밖에 없다.

다른 손보사와 달리 향후 재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유상증자 등의 자본확충이 곧 바이아웃 수익률과 직결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JKL파트너스는 인수 후 2019년말 롯데손보에 대규모 자본확충을 단행했지만 지난해 롯데케미칼 화재사고로 보험리스크가 증가하고 RBC 규제도 강화되면서 2019년 증자 효과는 상당 부분 희석됐다.

롯데손보 입장에서는 계열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퇴직연금 수입원을 찾아야 하는 이중적 상황에 봉착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 물량을 다소 축소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퇴직연금 자체의 자본효용이 예전보다 낮아졌고 퇴직연금 영업을 위해 제공해야 하는 금리 수준 등도 현재 상황에서는 부담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퇴직연금 위주의 영업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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