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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갱신 면세점 승부수]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고성장' 특허평가 덕 봤다①'이행·사업계획' 840점대, 사드·코로나 딛고 3강 재편 저력

정미형 기자공개 2021-01-27 08:19:55

[편집자주]

면세업계가 매섭게 불어 닥친 코로나19 한파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그럼에도 유통업계 대기업은 정부가 발급한 특허를 손에 쥐고 사업 지속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 키워드는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모두 담겼다. 그 비밀창고 문을 열고 각 면세점이 그리는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이전 국내 면세시장은 롯데와 신라의 2강 구도였다. 두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업체들로 국내에서 적수가 없었다. 견고했던 면세 시장에 균열이 생긴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였다. 신세계가 2015년 시내면세점 명동점 특허를 획득하고 급격하게 세를 불려가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면서다.

신세계면세점은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에는 김해공항 면세점에 입점하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2015년에는 인천공항과 첫 시내면세점인 명동점의 특허권을 잇달아 따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과거 면세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때를 재현하는 듯했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신세계라는 유통 대기업의 각종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명동점을 운영한 지 약 1년여 만인 2017년 신세계면세점은 연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하며 신규면세점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거뒀다.

경이적인 실적의 원동력이 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지난해 12월 열린 관세청 특허 심사에서 특허 갱신에 성공했다. 이행내역과 향후계획에서 각각 845.01점, 849.02점을 획득하며 840점대에 안착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특허를 갱신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이 이행내역에서 798.33점, 향후 계획에서 767.19점을 각각 기록한 것보다 고득점을 올렸다.


◇누적 10조 매출·2700억 투자 등 공약 이행 순항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2016년부터 향후 5년간 사업 계획 이행 내역에서 항목별로 고른 점수를 받았다. 첫 시내면세점 운영에 첫 갱신평가였지만 대체로 대부분의 공략을 이행하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특허 취득 당시 향후 5년간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모두 27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바로 옆 메사빌딩 2개 건물을 활용한 3만3000㎡(1만평) 이상의 시내면세점을 짓고 다양한 관광·상생 콘텐츠를 갖출 계획이었다.

신세계면세점의 계획은 대체로 순조롭게 이뤄졌다. 명동점의 가파른 매출 신장을 바탕으로 특허 기간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 9608억원에 그쳤던 신세계면세점 매출은 2019년 말 3조879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세가 꺾이긴 했지만 2017년~2018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2019년 한·일 무역 갈등 등 국내 면세시장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였다.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측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힘썼다고 자체 평가했다. 특히 명동과 남대문 일대의 도심재생을 기반으로 한 ‘리세이프(Re-SHAPE) 서울’ 프로그램을 통해 쇼핑과 의료관광부터 문화예술, 근현대사 탐방까지 아낌없는 투자를 집행했다.

◇‘서울판 트레비 분수’에 발목 잡힌 사회환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관세청이 특허 갱신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배점한 ‘사회환원 및 상생 협력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기업 활동’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대대적으로 내세운 한국은행 앞 분수 광장 리뉴얼이 지연되며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분수 광장을 재단장해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같은 세계적 관광 명소로 키울 계획이었다. 명동점 특허 획득 후 재단장을 위한 아이디어공모 등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서울시 중구청과 협의를 매듭짓지 못하면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명동점은 중기 제품 전시·판매 및 해외 수출 지원 공간을 마련하고 명인이나 장인의 판매 공간인 ‘한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피브레노', 그리다’ 등을 입점 판매시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꾀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점의 경우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2017년 부산점 직원이 밀수입과 관련해 관세법을 위반,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서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부문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사회환원은 성실히 이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2019년 5억불 수출탑 달성, 중기부표창 등을 수상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K-브랜드를 발굴 유치해 중소 국내 브랜드와 동반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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