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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내부거래 사각지대 점검]'내부거래 청정지대' SK, 규제 대상 기업 5개 추가②지주사, 내부거래 비중 43%…SK실트론도 규제대상

박상희 기자공개 2021-02-01 11:04:0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6: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이전까지만 해도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 자유로운 편이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은 최창원 SK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디스커버리 딱 1곳에 그쳤다. 지난달 법 개정으로 △SK가스 △SK플라즈마 △SK바이오팜 △SK실트론 △SK E&S 등 주요 계열사가 대거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감시망 아래 놓이게 됐다.

특히 관심이 가는 계열사는 SK실트론이다. SK실트론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내부거래가 증가했다. 업계는 SK실트론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기업이 되면서 공정위 기업집단국에서 좀 더 면밀하게 내부거래 현황을 들여다 볼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 공정위 상대로 승소 경험 '이정표'

SK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관련 재계에 이정표를 세워준 이력이 있다. 국세청과 함께 재계 저승사자 쌍두마차로 불리는 공정위를 상대로 혈전을 치뤄 승리했다.

공정위는 2012년 9월 SK그룹 계열사들이 수의계약을 통해 SK C&C와 장기 IT 서비스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인건비와 유지보수비를 시장가격에 비해 높게 책정했다며 부당지원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SK텔레콤에 249억8700만원, SK이노베이션에 36억788만원, SK네트웍스에 20억2000만원 등 총 347억3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이에 불복하고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 소송을 냈다. 2016년 3월 대법원은 SK텔레콤 등 SK그룹 7개 계열사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SK 계열사들이 SK C&C에 특혜를 주기 위해 정상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지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시스템 통합(SI) 업무는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에 발주하기보다는 계열사와 수의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SK C&C가 계열사와 맺었던 계약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했다"면서 "이후 공정위에서도 SI 업체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있어서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공정위의 서슬퍼런 칼날을 피해갈 순 없었다. 사익편취 금지 규정이 2015년 2월 시행됐을 때 공정위는 최 회장이 지분 32.92%를 보유한 SK C&C를 사익 편취 규제 대상으로 겨냥했다. SK C&C는 같은 해 8월 SK㈜와 합병하며 공정위의 감시망에서 벗어났다. 최 회장의 지분율은 합병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23.2%로 감소했다.

◇SK C&C-SK㈜ 합병 이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청정 지대'

이후 SK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선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공정위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 거래 현황 공개' 자료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기업은 SK디스커버리뿐이었다.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는 최창원 SK그룹 부회장으로 지분 40.18%를 보유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공정위 기업집단공시에 따르면 2019년 내부거래 규모는 '제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관련해선 '청정 지역'이었던 셈이다.

*출처: 공정위

다만 지난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사각지대에 있던 계열사들이 대거 감시망 아래 들어왔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상장·비상장 계열사'와 ‘이들 계열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가진 자회사'로 확대됐다.

2015년 당시 공정위 타깃이었던 SK C&C와 합병한 지주사 SK㈜가 대표적이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8.29%를 보유하고 있고, 오너일가의 총 지분율은 28.59%다.

SK㈜의 2019년 내부거래 금액은 1조401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가운데 43.18%를 차지한다.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치다. 과거 공정위가 SK C&C를 노렸다면 이번엔 SK C&C와 합병한 SK㈜가 타깃이 될 수도 있다. 공정위와 일감 몰아주기 관련 불편한 관계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고 하더라도 '시급성', '효율성' 등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부당지원 행위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SI 사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강화해 내부거래가 특혜와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거래 비중 높은 SK실트론 '긴장'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인 SK가스와 SK플라즈마도 법 개정으로 규제 대상이 됐다. SK플라즈마는 내부거래가 없지만 SK가스의 2019년 내부거래금액은 8068억원으로, 비중은 20.31%였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 SK임업, SK실트론, SK E&S 등도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됐다. SK임업과 SK E&S 지분율은 각각 100%, 90%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상장으로 100% 지분율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SK㈜가 50% 넘는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이다. SK실트론에 대한 지분율은 51%다.

이 가운데 SK바이오팜은 내부거래가 없다. SK E&S의 내부거래 비중도 전체 매출의 0.74%에 불과하다. 관심을 끄는 곳은 SK실트론이다. SK실트론의 내부거래는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등을 상대로 발생한다.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건 약 2년 6개월 전이다. 공정위는 2018년 8월 기업집단국 소속 직원들을 SK그룹 등에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후 수차례 SK실트론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관계인들도 불러 조사했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와 최 회장이 2017년 LG실트론 지분을 각각 71.6%와 29.4% 인수했다.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고 최 회장이 일부 지분을 인수하도록 한 것이 SK㈜의 ‘사업기회 유용'에 해당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사는 아직 심사보고서 상정이나 전원 의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상태다.

SK그룹 관계자는 "SK실트론의 내부거래는 주로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발생하는데, SK하이닉스도 웨이퍼 등 부품 밸류체인 다변화 차원에서 SK실트론을 밀어주거나 할 수 없다“면서 "일정 부분 내부거래가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특혜나 불법거래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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