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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금호가 형제의 갈등'서 잉태된 불안한 동거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숙부' 상대 경영권 분쟁 가능성…지분율·명분 떨어져

이우찬 기자공개 2021-01-28 10:12:3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09: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전 박삼구-찬구 형제의 갈등에서 잉태된 불안의 씨앗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철완 상무가 27일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 공동 보유관계를 해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자신을 품었던 숙부인 박 회장에게 비수를 꽂는 선전포고로 해석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박 상무의 결기는 미완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분과 명분 모두 밀린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고(故) 박인천 창업주의 차남인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쳐 금호석화에서 고무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 상무는 부친인 박 전 회장이 2002년 사망하면서 그룹 승계에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상무는 박 전 회장 사망 당시 20대 중반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듯 했으나 부친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상무는 2010년대 그룹 와해로 번진 박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형제의 난을 몸소 겪으며 불안한 동거를 직접 목격한 당사자다. 박 상무는 아시아나항공 차장으로 일할 당시 형제간 권력 다툼에서 박삼구 전 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제·사촌간 공동경영에 균열이 생기자 경영권을 갖고 있던 박삼구 전 회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동거는 오래가지 않았다.

박 상무는 2010년 그룹이 워크아웃 등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자 아시아나 경영권을 둘러싸고 박삼구 전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이후 산업은행 쪽에 아시아나 경영권을 요구했다가 채권단으로부터 크게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갈 곳이 없어진 그는 박 회장에게 손을 내밀었으며, 형제지간에 특히 박 상무의 부친을 존경해온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이 박 상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박 상무와 박 회장의 동거도 오래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사업부문을 맡기며 박 상무를 임원으로 일하게 했으나 박 상무는 2010~2013년 금호석화의 채권단 자율협약 경영 시절 회사 공동경영을 주장하며 박 회장과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1978년생으로 동갑내기 사촌이자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만 승진한 점도 박 회장과 박 상무의 불안한 동거를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 2010년 상무보로 같이 승진했지만 박 상무는 전무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되며 박 전무와 격차가 벌어졌다. 애초 숙부인 박 회장의 금호석화그룹에서 적자인 박 전무가 선택받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일종의 허탈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우선 금호석화 개인 단일 최대주주로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지분율은 6.7%,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전무 지분율은 7.2%다. 박 상무의 지분은 박 회장과 박 전무의 지분에 4%포인트 가량 뒤진다. 또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지분율로 따지면 박 상무의 지분은 상대적 가치가 더 떨어진다. 자사주 제외 의결권 지분은 박 상무가 12.3%이고, 박 회장과 박 전무의 지분합이 17.0%로 격차는 더 벌어진다.

박 상무의 머릿 속엔 4~5%가량의 지분율 차이는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박 상무가 우호지분을 끌어들이더라도 지분싸움에서 승기를 잡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8.2%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설득하는 것도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도 금호석화를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회사로 성장시킨 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는 지분율에서도 박 회장 일가에 밀릴 뿐만 아니라 경영 능력을 입증하며 그룹을 일궈온 박 회장에게서 경영권을 빼앗을만한 명분을 입증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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