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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 리포트]엘티삼보, LT그룹 핵심 존재감…'리브앤' 브랜드 묘수①LG 방계 편입 25년, 구본식 회장 경영총괄…종합건설 활로 모색

신민규 기자공개 2021-02-03 10:38:09

[편집자주]

전문건설사는 고난도 기술을 보유했지만 본업만으로 생존이 어려운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내 수직적 원하도급 관계가 고착화된 시장에서 수익 보전이 어렵고 발주물량 역시 영세해서다. 해외시장과 종합건설업 진출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정부는 전문건설사와 종합건설사의 업역폐지, 업종 통폐합 노력을 통해 전문건설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더벨이 전문건설사의 현주소와 생존 모색방안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티삼보는 전문건설업 9개 업종에서 업계 최상위 지위를 보유한 곳이다. LG 방계인 희성그룹과 인연을 맺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다. 희성그룹에서 LT그룹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진 이후에는 자회사를 거느린 핵심기업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선두주자답게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전문건설 시장 외에 해외로도 눈을 돌려 폭넓게 인지도를 쌓았다. 국내에선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종합건설 분야로 발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말 자체 주택 브랜드인 '리브앤(Live&)'이라는 상표등록을 마쳤는데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법정관리 거쳐 희성그룹 편입 후 IPO 추진 시도…종합건설 겸업 전기

전문건설업이란 건설산업기본법상 종합건설업과 구분해 사용하는 말이다. 각 공종별 전문공사를 직접도급 또는 하도급 받아 해당 전문분야의 시공기술을 가지고 공사를 수행한다. 국내에선 토공, 보링·그라우팅, 상하수도,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 29개 업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내년부터는 14개 업종으로 통폐합이 추진된다.

엘티삼보는 전문건설업 시공평가액 기준으로 토공(2위), 수중(1위), 철근콘크리트(3위), 보링·그라우팅(2위) 등 분야에서 선두권에 있는 회사다. 초기 주력 기술은 '보링·그라우팅'인데 터널, 교량, 지하철공사 등에 천공·굴착하는 기술을 말한다. 도심 고층건물을 짓기 위해 지반을 굴착해 지하 연속벽을 쌓는 공사도 특화돼 있다.

전문건설사 선두주자로 올라서기까지는 법정관리부터 그룹사 편입까지 상당한 굴곡을 겪었다. 사명만 봐도 삼보지질에서 삼보이엔씨, 지금의 엘티삼보까지 변화가 많았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첫번째 변화는 1996년 희성그룹에 편입되면서 시작했다. 회사 전신은 1976년 설립된 삼보지질이다. 기초토목처리 전문건설회사로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희성그룹과 연을 맺었다. 희성그룹이 희성금속, 희성정밀 등을 통해 인수자로 나섰다.

당시는 희성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사를 떼어내 계열분리를 추진하던 시기였다. 희성그룹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자녀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했다.

엘티삼보는 희성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주목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룹 내 희성전자가 삼보지질을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였기 때문이다.

희성그룹 계열사 형태로 머물러 있던 삼보지질은 2008년 삼보이엔씨로 사명을 바꾸고 상장 체력을 기르기 시작했다. 전문건설 영역에 특화해 2012년 유가증권시장 문을 두드렸다. 당시 매출액이 5000억원에 육박했고 당기순이익도 190억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기업공개가 무산됐지만 건설업종간 겸업제한이 폐지된 이후라 전문건설사 입장에선 상당한 기회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당시 정부는 전문건설사도 종합면허 등록을 하도록 겸업을 허용했다. 삼보이엔씨도 종합건설 진출을 위해 면허를 땄다.

◇희성 떠나 LT그룹 편입, 오너 가족회사…구본식 회장 주도, 자녀 경영 '아직'

다시 10여년이 흐른 2018년을 전후로 희성그룹내 계열분리가 이뤄지면서 삼보이엔씨도 변화를 맞았다.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전자 부문을 맡고, 막내인 구본식 부회장이 건설 부문을 가져가는 것으로 정리됐다. 삼보이엔씨와 함께 희성정밀, 희성금속, 희성소재가 부회장의 몫이었다.

구본식 부회장은 희성그룹 계열사들이 쥐고 있던 삼보이엔씨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집했다. 구 부회장과 아들 웅모, 딸 연승·연진 씨 등이 확보한 지분율이 97%에 달했다.

삼보이엔씨 예하로 계열사들도 편입됐다. 희성정밀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손자회사로 희성소재를 거느렸다. 오너일가 지분을 합쳐 희성금속도 지배력 하에 뒀다. 오너일가의 핵심기업으로 위상을 구축한 것이다.

구 부회장은 2019년 본인이 쥐고 있던 희성전자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LT그룹'을 출범시켰다. 삼보이엔씨도 지금의 엘티삼보로 사명을 바꿔 달았다. 기존 계열사의 '희성'을 떼어내 엘티정밀, 엘티소재를 엘티삼보 계열로 뒀다. 관계사로 엘티메탈(희성금속) 지분도 33% 가졌다.

그룹 경영총괄은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자녀들은 지분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식 회장의 외아들인 구웅모씨는 엘티삼보 지분율이 48.28%에 달하는 최대주주이지만 공식 직함은 없다. 엘티삼보는 오너일가와 친족관계가 없는 장태일 대표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엘티삼보 관계자는 "그룹 경영 총괄은 구본식 회장이 맡고 있고 자녀들은 아직 공식 직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격적 해외입찰, 국내선 물류·지식산업센터 다각화…주택사업 골몰

엘티삼보는 전문건설 영역에선 탁월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다만 국내 발주물량이 줄고 종합건설사의 수직적 원하도급 체제가 이어지고 있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전문건설 공종별로 입찰이 이뤄져 원도급사로 당당하게 입찰을 따내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홍콩공항공사의 해상공사 입찰을 따내 조단위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국내에선 아무래도 발주량이 적다보니 종합건설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아이푸드파크물류센터, 김포 대포산단A7-3 물류센터, 서충주신도시오피스텔, 다산신도시 지식산업센터 등을 수주해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주택사업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말 '리브앤(Live&)'이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진출 방식을 고심하고 있다.

엘티삼보 관계자는 "주택 상표 등록을 먼저 해놓고 어떻게 진출해나갈지 고심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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