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안 떨쳤나, 연초효과 ‘더’ 뜨겁다 수요예측 주문 '조 단위' 소식 잇달아, 경쟁률 상승…수급부담 적고 유동성 풍부
이지혜 기자공개 2021-02-04 12:58:2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회사채 발행시장이 뜨겁다.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제철의 수요예측에는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AA급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미매각이 잇달았던 지난해와 달리 A급 이하 공모채도 모두 오버부킹을 기록했다.공모채 수요예측의 흥행세는 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수급측면에서 우호적 환경이 지속되는 데다 채권관련자금도 계속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정책지원도 이어지면서 투심을 떠받칠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미매각 ‘제로’, 경쟁률 치솟았다
1일 더벨플러스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021년 1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낸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AAA급에서부터 BBB급 발행사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모두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수요예측 경쟁률이다. 모집금액 대비 수요예측 참여금액으로 산출한 경쟁률이 7.3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4배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경쟁률이 크게 치솟았다.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조원을 넘은 기업도 다수였다. 1월 공모채 발행사 25곳 가운데 12곳의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월 7일 ㈜GS와 SK텔레콤을 시작으로 롯데칠성음료, SK이노베이션, LG헬로비전, 롯데지주, 현대제철, KT, 현대오일뱅크, LG유플러스, CJ대한통운, SK렌터카가 ‘조 단위’ 수요를 확보했다.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은 2조원 이상 주문을 받았다.
평균 발행 스프레드도 -14bp에 가깝다.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개별민평금리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조달금리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7bp인 것에 비해 축소폭이 가파르다.
허영주,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스플릿(신용등급 불일치) 상태이고 신세계와 호텔롯데는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했는데도 강세 발행에 성공했다”며 “업종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A급 이상 우량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A등급 발행사인 한솔제지, 한화, SK렌터카, 한라홀딩스 등도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BBB0인 두산인프라코어마저 모집금액 1100억원에 286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허영주,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연장 운영하는 데 힘입어 비우량채로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풍부·수급 우호적, 2월도 강세 지속 전망
공모채 발행시장의 강세는 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1월과 마찬가지로 수급여건이 발행사에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관련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유출됐던 채권관련자금이 연초에 다시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1~2월 회사채 발행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시장의 수급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금전신탁과 MMF(머니마켓펀드), 장단기/혼합채권 등 채권관련자금은 1월 이후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심지어 채권관련자금의 절대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십조원가량 많아져 시중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월의 공모채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발행시장의 강세에 편승하려는 기업들이 몰린다고 해도 설 연휴가 있어 실제 공모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기간은 짧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2월 공모채 발행물량이 최대 5조원 규모일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이상 적다.
김 연구원은 “유럽의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있지만 회사채 지원 정책도 추가적으로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대응 정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심리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회사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출범해 가동했다. 당초 SPV의 일몰시점은 1월 중순이었지만 정부는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7월까지 연장운영하기로 했다. SPV는 올 1월 수요예측에 대부분 참여하며 경쟁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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