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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MTS 틀' 깼다…블루오션 파고들까 익숙함 버리고 '직관' 전면 배치…공룡기업 꿈 확장성 '관건'

최석철 기자공개 2021-02-05 08:00:2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증권이 그동안 준비해온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공개했다. 기존 증권사의 MTS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른 증권사 고객이 아닌 일명 ‘주린이’를 겨냥한 만큼 그동안 공식처럼 사용되던 MTS 틀을 사실상 모두 깨뜨리는 파격을 선보였다.

다만 새내기인 토스증권이 ‘메기’가 되기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초기 시장 안착은 물론 고객의 발길을 중장기적으로 사로잡을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레드오션 아닌 블루오션 '주린이' 겨냥...3년 후 손익분기점 달성 목표

토스증권은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MTS을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토스증권의 MTS는 사전에 예고했던 대로 ‘직관’에 가장 큰 초점을 뒀다. 재미있고 쉬운 투자 환경을 제공하겠다던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토스증권 MTS 이미지(왼쪽)와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토스증권>

우선 상장명이 아닌 브랜드명으로 종목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단어 ‘새우깡’으로 검색하면 농심이 결과로 나오는 방식이다.

이 밖에 주문 메뉴가 매수, 매도가 아닌 구매하기, 판매하기 등으로 표시되며 ‘구매 TOP100’, ‘관심 TOP100’ 등 투자자 동향 관련 정보와 재무제표에 기반한 ‘영업이익률 TOP100’ 등의 신규 메뉴도 눈에 띈다.

산업 검색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재무제표를 분석해 234개 업종으로 세분화한 ‘토스증권산업분류기준(TICS)’ 체계 역시 새로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MTS에서 제공되던 이른바 봉차트 등은 사라졌다. 주된 타겟이 투자를 처음하는 20~30대인 만큼 봉차트에 대한 니즈가 적다는 점을 착안했다. 이미 주식투자에 익숙한 투자자가 아닌 20~30대 고객을 고객으로 유치해 긴 호흡으로 함께 성장해가겠다는 계획이다.

수년째 다른 증권사 MTS를 사용해온 충성고객을 뺏어오는 레드오션 싸움이 아닌 신규 투자자를 사로잡는 블루오션 게임을 하겠다는 의도다.

토스증권은 기존 증권사의 거래수수료 무료 경쟁에는 뛰어들지 않는다. 국내 주식거래 서비스 중 업계 최저가인 0.015%를 부과할 방침이다.

출범 초기에는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해외주식투자 중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간접투자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3년 뒤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비스 다양화·규제 대응력 의문부호...토스증권, '토스DNA' 자신감

다만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경쟁사를 떠나 현재 토스증권의 서비스 가운데 시각적인 것 외에는 별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혁신적인 UI/UX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등은 독점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기존 증권사 역시 꾸준한 MTS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차용될 가능성도 크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시장은 어느 증권사도 포기하지 않는 영역으로 이미 증권사마다 모바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는 상태”라며 “초반 시각적인 편리함이 있을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산관리와 펀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되는 기존 증권사와 겨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토스증권이 18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토스 플랫폼의 힘을 기반으로 하지만 플랫폼의 힘만으로는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가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편리함보단 수익률과 정확한 투자정보라는 지적이다.

토스증권이 이번 MTS를 통해 킬러 콘텐츠를 사용자 친화적 UI와 쉬운 투자 정보를 내세운 것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라는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에 자리 잡았지만 본질은 은행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토스증권이 기존 증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돈이 되는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한 중장기적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든 금융업이 그러하듯이 증권업 역시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사업”이라며 “각종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토스증권의 생존에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증권은 이후 자기자본을 추가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최근 금융업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증자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탓이다. 현재 토스증권 자기자본은 470억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토스증권은 '토스 DNA'로 충분히 기존 증권사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에 곧장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유연함이 그 원천이다. 기존 증권사의 고객을 뺏어오지 않고 MAU(월간 사용자 수) 1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리테일 시장의 절대 강자인 키움증권의 MAU가 지난해 100만명이었다.

토스증권은 2월 초 사전신청자 대상으로 MTS를 공개하고 2월 중에 전체 오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작한 사전이용 신청 이벤트에는 2월 3일 오전까지 총 25만 명이 참여하며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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