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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첫 SRI채권 ‘흥행’…SE그린 지원 실탄 AAA 금리로 자금조달 확정…금융사 지원 '모범사례'

이지혜 기자공개 2021-02-08 15:41:0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사상 처음으로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을 발행한다. 수요예측은 흥행했다. AAA급 수준에 조달금리가 형성됐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공모채를 1100억원으로 증액발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SE그린에너지도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SE그린에너지는 한국남동발전의 자회사다. 이번 공모채도 모회사가 보증을 서준 덕분에 발행할 수 있었다. 초도발행인 만큼 투자자를 잡기 위해 대표주관사와 적잖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NH투자증권의 SRI채권은 SE그린에너지의 공모채를 인수하는데 쓰인다. SE그린에너지가 경기도 화성에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영위하기에 친환경 프로젝트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향후 금융사에게 ‘모범사례’로 남을 수도 있다.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등이 중소형 친환경기업의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NH증권·SE그린에너지 ‘쌍끌이 흥행’…최초·초도 발행 의의

NH투자증권과 SE그린에너지가 4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두 기업 모두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5년 단일물로 모집금액을 100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수요예측에서 62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수요예측 당일 NH투자증권은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최종발행금액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3bp에 1100억원이다.

이는 AAA급 등급민평금리에 버금간다. 4일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5년물 개별민평금리는 1.526%다. 여기에 -3bp를 적용하면 1.4%대 금리가 나오는데 이는 AAA급 등급민평과 비슷하다.

특이점은 NH투자증권의 이번 공모채가 지속가능채권이라는 점이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 사회적 가치 제고 사업에만 조달자금을 쓸 수 있는 채권으로 SRI채권의 일종이다. 국내 증권사가 SRI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2018년 시장이 열린 이래 NH투자증권이 최초다.

같은 날 SE그린에너지는 모집금액 1100억원에 27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조달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 대비 +21bp다. 4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98%로 여기에 가산금리를 적용하면 1.1%대다. 이 역시 AAA급 등급민평금리 수준이다.

SE그린에너지는 2012년 설립된 기업으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을 모회사로 둔 만큼 이번 공모채도 한국남동발전이 지급보증을 서면서 성사됐다. 덕분에 SE그린에너지의 이번 공모채 신용등급도 한국남동발전과 같은 AAA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관련 투자자들이 NH투자증권의 지속가능채권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NH투자증권은 SRI채권이라는 점, SE그린에너지는 화성에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영위하는 친환경기업이라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SE그린 채권 인수재원, 그린뉴딜 금융사 ‘모범 사례’

NH투자증권이 이번에 발행하는 지속가능채권은 SE그린에너지의 공모채를 인수하는 데 쓰인다. NH투자증권과 SE그린에너지는 16일 공모채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발행 당일 인수가 이뤄진다. SE그린에너지의 공모채 발행 대표주관업무를 NH투자증권이 인수단 없이 단독으로 맡은 배경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SE그린에너지의 오버부킹은 투자자 인기가 높다는 증거인 만큼 인수와 세일즈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SE그린에너지가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지속가능채권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한국전력공사그룹 계열사 채권을 인수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향후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발전공기업의 자회사 등 중소형 친환경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을 시작으로 발전공기업이 거느린 친환경 발전자회사의 채권 인수 작업이 활발히 이뤄질 수도 있다”며 “발전공기업은 정부 방침에 따라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친환경 발전을 영위하는 중소형 발전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 외에 민간기업으로도 이런 지원 모델이 확산된다면 그린뉴딜 정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은행 등 금융사가 대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해 중소기업의 친환경 설비와 사업 재원으로 투자하면서 응용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정부 예산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크다. 이 때문에 대출이든 직접 지원이든 중소기업에게 실효성이 있을 만큼 충분한 실탄을 지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녹색채권을 통해 금융사가 채권 인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면 이런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SE그린에너지 회사채를 투자자들에게 모두 팔고나면 다시 1100억원의 자금이 모이게 된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이 자금을 또다른 친환경사업이나 사회적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투자했던 친환경 프로젝트가 많은 데다 IB부문에서 새로운 딜도 발굴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 재투자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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