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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대전 패소' SK이노, 신용도 압박…평가사 신중 모드 우발부채 현실화 불가피, 부정적 방향성 VS 등급 방어엔 무리 없다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17 13:01:3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전' 패소로 신용도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소송의 경우 일시적 요인인 탓에 펀더멘탈에 치명적인 요소로 지목되진 않지만 LG에너지솔루션 측 합의금이 조단위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신용평가사는 재무부담을 SK이노베이션 신용도 핵심으로 거론 중이다. 배터리 사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국내 'AA0'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신사업을 통한 외형 확장과 현금흐름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할 때 펀더멘탈을 급격히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크레딧 측면의 부정적 효과를 인식하면서도 패소에 따른 방향성이 확정될 때까지 신중히 접근할 전망이다.

◇조단위 합의금 거론…재무부담 심화 불가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패소로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실적과 재무지표 악화 등으로 이미 AA급 신용등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신평업계는 소송 이후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는 이미 무력화됐다. 코로나19발 석유제품 수요 둔화 등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SK이노베이션의 등급 하향 트리거로 '순차입금/EBITDA'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EBITDA가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탓에 해당 지표로 등급 방어 여력을 측정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배터리 공장 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로 4조 4000억원을 집행했다. 실적 저하와 투자 부담의 이중고 여파로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패소로 인한 우발부채 현실화로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에서 합의금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2조원 이상의 자금이실제로 집행될 경우 재무안정성 저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4조 9106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합의금 규모가 상당하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합의금으로 거론되는 2조원 후반대의 금액은 아무리 SK그룹이라고 해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보수적으로 본다면 신용평가사가 와치리스트(watchlist)나 아웃룩도 변동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신용평가사는 신중한 접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A+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는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나 배상금 규모 및 지급방식 등에 대한 확정 등을 확인한 후 신용등급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이번 패소로 SK이노베이션은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부정적 영향이 크다"면서도 "다만 패소 이외에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앞선 모니터링 요인들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업 기대감, 'AA0' 방어 관측도

배터리 사업부문의 확장성을 고려할 때 등급 방어는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합의금으로 자금이 나가더라도 향후 창출될 배터리 부문의 이익 등을 고려할 때 AA0 펀더멘탈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양사 합의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남은 만큼 이번 패소는 일시적인 위축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다른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합의금의 경우 향후 배터리 사업부에서 나올 영업이익의 손익분기점 수준일 것"이라며 "합의금 지출 시 2년 정도 적자 기간이 연장될 순 있지만 배터리 사업이 신규 매출 확장 기반 등이 된다는 점에서 수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TC의 판결이 현실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해석했다. 앞선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을 중단하는 상황이 된다면 펀더멘탈 상 장기적으로 AA-로의 등급 하락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합의가 도리어 등급 방어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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