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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증권, '독점 펀드' 판매전략 왜 포기했나 운용사 독점상품 공급 난색, 라인업 확대 차질…기존 판매사와 경쟁 '본격화'

김진현 기자공개 2021-02-24 13:05:05
카카오페이증권이 펀드 독점판매 전략을 바꿨다. 타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판매되던 상품을 가판대에 추가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독점판매 상품을 앞세워 이목을 사로잡았던 카카오페이증권이 타 판매사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전략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판매 채널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운용사, 독점 상품 공급 '부담감' 호소

카카오페이증권이 펀드 판매 전략을 바꾼 건 운용사들이 독점 상품을 공급하는 데 부담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독점상품 공급으로 인한 리스크가 있어 상품 공급이 어렵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단일 펀드 판매 채널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크다고 입을 모았다. 보통 신규 펀드를 내놓으면 여러 판매사에 펀드를 걸고 고객 자금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카카오톡을 통한 펀드 판매가 파급력이 있긴 하지만 단독 판매사를 위한 신규 상품을 공급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간 여러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 임직원이 카카오페이증권과 만나 신규 펀드 협업 논의를 진행해왔다. 번번히 무산된 건 카카오페이증권이 차별화된 전략이나 독점상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로 원하는 부분이 다르다 보니 합의점을 찾지 못한 미팅도 많았다"라며 "운용사 입장에선 펀드를 하나 늘릴 때마다 관리해야 하는 상품이 늘어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 "운용하고 있는 펀드 중에서 주목받지 못한 좋은 상품을 판매채널에 걸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판매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부담이 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카카오톡 사용자 수를 고려하면 카카오페이증권 채널이 매력적인 건 사실"이라며 "다만 시중은행과 주요 메이저 증권사가 아직까진 주요 유입 루트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지 않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정 판매사에만 특혜를 제공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한 셈이다. 과거 일부 판매사들이 독점판매를 제안한 경우가 있긴 했지만 기간을 정해놓고 파는 프로젝트성 상품이 많아 상대적인 부담감이 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 독점판매 효과 '제한적'…상품 다변화 투자금액 확대 '노림수'

카카오페이증권은 그간 독점판매 방식을 고수해왔지만 일부 독점상품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독점 판매 전략을 고수하는 대신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상품을 추가해 투자자별로 투자금액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독점판매 전략을 고수하는 대신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인기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가판대에 추가한 신상품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사와 연관된 펀드로 구성됐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을 수요로 끌어오기 위해 인덱스펀드와 리버스인덱스펀드를 추가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판단해 관련 상품을 가판대에 걸었다.

새롭게 추가된 펀드 라인업은 이미 시장에서 충분한 인기를 누리는 상품들이 포함돼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형)'은 꾸준히 자금 수요가 몰리는 대표적인 코스피200 인덱스펀드다. 코스피200 지수를 가장 정밀하게 추종하고 있는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운용펀드 기준 설정액은 8087억원이다.

또 함께 가판대에 이름을 올린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증권투자신탁[주식]' 역시 최근 꾸준히 자금이 몰리는 상품이다. 작년 9월 설정된 이후 4개월여만에 2142억원이 몰렸다.


이미 타 판매사를 통해 잘 팔리고 있던 펀드를 신규 상품으로 추가한 셈이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야심차게 독점판매 상품을 공급했으나 특정 상품에만 수요가 몰렸다. 독점판매 상품이 초기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결국 성과가 우수한 상품에만 자금이 몰렸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카카오톡과 연계해 펀드 판매를 한 이후 가장 많은 수혜를 본 상품은 '키움똑똑한4차산업혁명ETF분할매수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이다. 운용펀드 기준 설정액은 1410억원으로 기존 판매됐던 5개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37.8%라는 높은 누적수익율이 자금이 몰린 이유다. 투자자들이 성과가 좋은 펀드에 몰리는 현상은 당연하지만 특정 펀드만 인기를 끌면서 카카오페이증권도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펀드에만 자금이 집중되면서 펀드 라인업 개편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여전히 독점공급 상품을 선호하긴 하지만 운용 성과가 우수한 펀드라면 타 판매사에 걸려 있는 상품도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변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신규 펀드 3종을 추가하면서 기존 은행, 증권 판매사와 본격 경쟁을 하게 된 카카오페이증권에겐 투자금액을 늘리는 과제가 남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톡 사용자를 끌어모으면서 지난해 공모펀드 계좌 수를 135만좌 이상 늘릴 수 있었다. 이는 증권 판매사 중에서 가장 많은 계좌수다.

잠재적으로 투자금액을 늘릴만한 고객 수가 방대한 만큼 투자금액이 늘어나면 기존 증권사들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단순히 많은 상품을 나열하기보다는 사용자의 성향과 수요를 분석해 엄선해 펀드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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