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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대우건설]미완의 숙제, 성별·위원회 다양성④사외이사 경영 참여 긍정적…여성이사 부재, 위원회 2개 불과

고진영 기자공개 2021-03-04 14:13:4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6: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사외이사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편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해묵은 이슈 중의 하나가 ‘거수기’ 논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의 이런 분위기는 돋보이는 측면이 있다. 작년에는 이사진을 대거 교체해 전문성 강화에도 신경썼다.

다만 지금까지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 이사회 내 위원회를 최소 개수로만 단촐하게 꾸리고 있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요소로 지목된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작년 9월까지 12회에 걸쳐 논의된 안건 40개 중 1개(한국산업은행 만기도래 여신 대환 및 연장 승인의 건)를 보류하고 1개를 부결시켰다. 38개만 그대로 통과했다.

부결된 1개는 이사회 규정 개정에 대한 안건인데 사내이사인 정항기 부사장이 ‘기존안과 큰 차이가 없다'며 반대했다. 또 사외이사 중에서도 이현석·문린곤 이사 2명이 ‘개정안에 대한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운영, 실행방안에 대해 면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가결이 95%이니 높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그렇지도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작년 5월까지 1년간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 가운데 99.5%가 그래로 통과됐다. 보류나 반대가 0.5%에 불과한데 대우건설의 보류·반대율(5%)은 이를 훌쩍 웃도는 셈이다.

2019년의 경우 대우건설 이사회는 63개 안건 중 1개만 보류했지만 가결된 건 중에서도 반대 의견이 활발히 있었다. 우선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 운영기금 출연의 건’에 대해 우주하 이사가 “기부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해당 건의 경우 그 전년에도 사외이사 넷이 전부 이의를 제기해 통과되지 못했다.

또 ‘대우 포천복합(1호기) 발전사업 운영출자자 대여금 지급의 건’에 대해서는 최규윤·윤광림·이혁 이사가 모두 대여금은 출자 비율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며 보류했다. 대여금 전액을 지급할 경우 따로 보증계약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총수가 있는 회사가 없는 회사보다 가결율이 더 높은데 대우건설은 오너가 없기 떄문에 이런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반대 의견이 활발히 나오는 것은 이사회가 건강히 운영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사회를 개최하기 최소 3일 전에 사외이사에게 안건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안건에 대한 사전설명회도 실시한다. 지원조직으로는 경영지원팀(4명)이 있는데 이사회 상정 의안 검토, 주요 경영사항 보고, 이사 요청사항 지원 등을 돕고 있다.

아쉬운 대목은 이사회의 다양성이다.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제외하고는 다른 위원회가 없다. 이 2개 위원회는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라면 의무적으로 둬야 하니 대우건설은 필수요건만 채우고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 이사회 내 위원회

다른 대형 건설사들의 사례를 보면 삼성물산의 경우 감사위원회와 사추위 말고도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 위원회, 거버넌스 위원회 등을 설치했고 현대건설은 투명경영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런 이사회 내 위원회는 회사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로 꼽힌다. 최근 국내기업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투명성 강화 등 ESG 경영에 갈수록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우건설 역시 추후 추가적인 위원회 설치 여부가 주목된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숙제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역대 이사진에 여성이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에 여성 등기임원을 최소한 한 명은 꼭 포함해야 하게 됐다.

이 개정안은 작년 8월부터 시행됐지만 2년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2022년 8월까지가 마지노선이다. 대우건설의 첫 여성 이사 선임은 이 시한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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