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AI테크 스톡옵션 모니터]이스트소프트 수혜 임직원, 창업주 20년지기 '우군'②'25% 지분율' 김장중 대표 지배력 보완, 낮은 주가로 상장 후 기회 보장 '아쉬움'

방글아 기자공개 2021-03-19 07:34:54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 확대되면서 업계 내 인재 영입 경쟁이 여느 때 보다 활발하다. 잘 구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인이 수십명의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분야인 덕에 인재풀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영입에 활용되는 스톡옵션 전략도 그래서 중요하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임직원의 마음을 붙들기도, 떠나가게도 할 수도 있다. 더벨은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AI업체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가를 스톡옵션 활용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확보한 이스트소프트의 초창기 임직원은 기업공개(IPO)를 한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창업주 김장중 대표의 우군으로 남아 있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로 설립 멤버들을 잃고 택한 김 대표의 파격 인사 방식이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저조한 주가 흐름으로 스톡옵션 정책이 더 이상 실효성을 갖지 못해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룹사 차원에서 인공지능(AI)를 새로운 먹거리로 제시한 상황에서 최근 영입된 임직원에게 성공 기회를 또다시 보장하려면 기업가치 제고가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여타 기업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인 인사정책을 선보였다. 예컨대 2013년 해외게임사업부문장을 대리에게 맡겼고, 병역특례로 연을 맺은 직원이 주요 경영진에 이름을 올린 후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효자 제품(알집)을 만들어 회사를 키운 장본인이 돼 현재 미국에서 새로운 영역(게임 개발)을 개척 중이기도 하다.

이처럼 나이·직급 등과 관계없이 실력 있는 직원에게 중책을 맡기는 파격적인 인사실험은 그룹 모태인 이스트소프트 성장의 기반이 됐다. 창업주 김장중 대표는 그 덕에 다소 낮은 지분율로 그룹 전반에서 지배력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분율 25%로 13개에 이르는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형백 이스트게임즈 대표(2.72%), 민영환 ESTsoftInc 소속 이사(0.78%), 정상원 대표(0.46%)가 4%가량의 지분을 보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29.37%다. 그 외엔 주요 주주 없이 투자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와 민 이사, 정 대표는 모두 김 대표와 근 20년 지기의 경영인이다. 이 대표는 이스트소프트 설립 초기 합류해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지낸 뒤 2015년 이스트게임즈의 경영 총괄을 맡아 이적했다. 현재 소프트웨어와 포탈서비스, 게임으로 이뤄져 있는 그룹 사업 3대 축 중 게임의 국내 부문을 이끌고 있다.

민 이사와 정 대표는 앞선 파격 인사 사례의 주인공들로 각각 게임 해외부문과 이스트소프트 경영 총괄을 맡고 있다. 민 이사는 알집을 선보여 이스트소프트를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 반열에 오르게 한 뒤 부사장직을 끝으로 2015년 미국법인으로 적을 옮겼다. 정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창업주 김 대표를 대신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E7 Mobile 한국지사를 제외한 그룹 계열사 대표직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이스트소프트를 비롯 주력 계열사 5곳의 사내이사로 남아 경영에 참여하면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가 2016년부터 매년 임직원에 부여한 스톡옵션도 김 대표가 창업 초기에 구축한 인사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의 이스트소프트 스톡옵션은 임직원에게 성장 기회를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제자리에 머물면서 스톡옵션 행사의 실효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김 대표가 우리사주조합(ESOP)에 출연한 주식을 근로소득 외 보상책으로 썼지만 2016년부터 보상 제도를 다시 스톡옵션 중심으로 전환했다.

스톡옵션 제도가 우리사주조합을 대신해 주요 보상 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문제는 행사가격이 높게 설정된 탓에 초기 멤버를 제외한 수혜자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임직원 60여명에 스톡옵션이 부여됐고, 지금까지 4개 부여분의 행사 기간이 도래했지만 아직 권리를 행사한 임직원은 없다. 평균 행사가격이 1만~1만5000원인데 비해 이스트소프트의 현 주가는 9000원대에 머무는 탓이다. 이 때문에 주요 경영진이던 신제훈 SW사업본부장은 퇴사로 행사 권한을 포기했다.

정 대표 체제의 이스트소프트는 향후 먹거리로 AI를 제시하고 있다. 2017년 6월 부설 AI 연구소를 설립, 2019년부턴 자체 기획한 AI 기술 컨퍼런스 'AI PLUS'의 개최를 매년 이어오고 있다. 연구소 성과를 그룹 주요 제품·서비스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컨퍼런스를 통해 널리 알리는 데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관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준의 도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룹 차원 사업의 성장 수혜 기대가 이스트시큐리티 등 비상장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자체 투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대표가 어떠한 방식으로 투심을 되살려 임직원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부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