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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화장품 이사회 점검]'반세기 가족경영' 펌텍코리아, 지배구조 진화할까'IPO' 맞물려 경영진 정비, 임원 겸직 등 오너일가 영향력 여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3-29 08:01:59

[편집자주]

한류 열풍을 탄 K-뷰티 바람은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에게 한 때 황금기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경제보복과 국내 로드숍 한파,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급격한 영업환경 변화 속에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선택과 판단이 갖는 무게감은 더욱 크기를 더해 가고 있다. 외풍에 시달리며 생존의 기로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중견 화장품 업체들의 이사회 활동과 성과를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펌텍코리아는 이재신 대표이사 회장이 20여년 전 설립한 기업이지만 전신은 50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 회장은 1968년 연세대 상대를 졸업하자 마자 이듬해 튜브 용기 제조사 부국티엔씨를 설립하고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납 소재로 제작되던 튜브 용기를 알루미늄 소재로 생산해내면서 회사는 성장가도를 달린다.

이 회장은 튜브 용기 기술을 바탕으로 화장품 용기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위해 2001년 장남 이도훈 대표와 함께 펌텍코리아를 창업한다. 펌텍코리아는 화장품을 분출하는 펌프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작지만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50여년째 베일에 싸였던 펌텍코리아의 지배구조는 2019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처음 공개됐다.

펌텍코리아 이사회 지배구조는 기업 공개를 거치면서 재정비가 이뤄졌다. 그러나 반 세기 넘게 가족기업으로 성장해오면서 그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또 안정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건실한 기업으로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당성향도 20% 선으로 준수한 편이다.

◇최대주주=이사회 구성 겹쳐…기업 공개 후에도 소유와 경영 '일치'

상장 후에도 사실상 가족 기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펌텍코리아는 이사회와 최대주주 구성이 거의 겹친다.


작년 말 기준 최대주주 명단에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도훈 대표가 지분 32.0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2대주주는 지분 17.08%를 보유한 차남 이도경 부국티엔씨 대표다. 이재신 회장, 장녀 이현주 씨, 이 회장의 부인 손영애 씨가 각각 4%, 3.61%, 0.02%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특수관계자 합계 지분율은 63.75%에 이른다. 상장 후에도 이 회장 일가가 지분 과반 이상을 점유한 가족 기업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지배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4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오너 일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재신 회장, 이도훈 대표, 박상규 영업부문장이 사내이사로 등기됐다. 노현탁 교수는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오너일가에 이어 영업을 총괄하는 부문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박상규 부문장은 동종 용기업계인 삼화플라스틱 출신이다. 펌텍코리아에는 창업 무렵인 2002년 영입돼 영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0년 국내영업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동시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4연임을 거치면서 이달 현재까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맞고 있는 노 교수는 이재신 회장과 이도훈 대표의 모교인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출신이다. 기업공개를 준비하던 2019년 초부터 이사회에 합류해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상장 과정에 자문을 제공했다.

◇오너가 부자, 계열사 이사회 겸직…상장 전 감사 활동도

경영 과정에서 오너일가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신 회장과 이도훈·이도경 대표는 펌텍코리아뿐만 아니라 부국티엔씨, 피티프라스, 펌텍상하이 등 계열사 사업에서 대표이사를 나눠 맡으면서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도맡고 있다.

이 회장 부자는 계열사 이사회마다 사내이사로 중복 등기되면서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이재신 회장은 펌텍코리아 사내이사뿐만 아니라 부국티엔씨에서도 차남과 공동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도훈 대표는 부국티엔씨 기타비상무이사와 피티프라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펌텍코리아는 기업 공개를 하기 전까지 이사회 구조는 그다지 체계적이지 않았다. 오너 일가가 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계열사에서는 감사를 겸임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도훈 대표의 경우 펌텍코리아 대표이사로 대부분 재직했던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만 16년동안 자회사 부국티엔씨 이사회에서 감사로 활동했다.

펌텍코리아 상장 후에는 이같은 구조가 정리됐다. 사외이사를 외부에서 선임하기 시작했으며 감사도 전문성이 있는 인물을 선임해 상근 및 비상근 업무를 맡겼다.

다만 지배구조가 규모가 더 큰 상장사 수준으로 발달한 것은 아니다. 이사회 내 전문적인 소위원회는 전무하다. 대부분의 의안이 상정되면 이사회 본회의의 결정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사외이사는 여전히 4인의 이사회 가운데 1인으로 구색 맞추기 수준이다. 오너가 부자와 학연으로 연계돼 있어 철저히 관련이 없는 인물이이어도 어려울 뿐더러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해 내부 경영진의 전횡이 있을 경우 견제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 노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진 전체 사안에 대해 100% 찬성률로 동의했다.

사외이사 업무 지원을 위한 별도 조직도 아직은 없다. 정기적인 사외이사 교육도 실시하고 있지 않다. 펌텍코리아측은 "미실시사외이사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 않으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통해 당사의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내부 사조직에 의해 대체되지 않고 공식적인 조직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회의는 비교적 자주 이뤄지고 공개적으로 공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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