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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디딤돌' 판 해성옵틱스 오너 2세, 재기 노린다 '일감 수혜' 개인회사 매각 후 120억 출자, 직접 운영자금 지원 '반등' 기대

박창현 기자공개 2021-03-29 07:47:54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옵틱스 오너 2세인 이재선 대표이사가 재도약을 꿈꾼다. 해성옵틱스가 자금난에 빠지자 금지옥엽 키운 개인 소유 회사까지 팔아 직접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사내이사 임기도 연장했다. '소유와 경영' 일원화 고리를 강화해 실적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모바일 렌즈 모듈 전문제조 기업 '해성옵틱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침체로 휴대폰 판매가 줄면서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39.2% 줄어든 2122억 원에 그쳤다. 1년 만에 1360억 원이 넘는 매출이 증발한 셈이다.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됐다. 해성옵틱스는 작년에만 404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손실액 또한 477억 원에 달했다.

해성옵틱스는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재무 여력을 확충할 계획을 세웠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총 35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엑소비아'와 '필립컨설팅'을 신규 투자자로 내정해뒀다. 하지만 실적 악화가 심화되자 거래가 수 개월간 지연됐다.


결국 오너 2세인 이 대표가 직접 나섰다. 올해 들어 CB 발행 계획은 접고, 대신 이 대표가 직접 유증 투자자로 나서기로 했다. 실제 이 대표는 이달 초 해성옵틱스 유증에 참여해 120억 원을 출자했다.

이 거래로 이 대표는 해성옵틱스 신주 958만여주를 취득, 지분율을 6.86%에서 28.19%로 끌어올렸다. 7%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이 대표가 유일하다. 여기에 이번 정기 주주총회 때 사내이사 임기도 연장할 계획이다. 사실상 완벽한 1인 지배 체제를 구축한 모양새다.

시장의 이목은 이 대표의 투자금 조성 경위에 쏠렸다. 개인이 120억 원의 현금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 자금을 오랜 기간 공들여 키운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이하 BLD)'를 팔아 조성했다.

이 대표와 BLD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대표는 'UBI-HBIC 신기술조합1호'를 앞세워 BLD를 인수했다. 이 대표는 기술조합의 최대 출자자였다. 인수와 동시에 대표이사 자리도 꿰찼다.

이후 BLD는 승승장구했다. 모기업이나 마찬가지인 해성옵틱스와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BLD가 렌즈 모듈 핵심 부품인 OIS(광학식 손 떨림 방지 장치)와 AF(자동초점) FPCB Assy를 해성옵틱스 베트남법인에 납품하는 구조다.

이 대표가 BLD를 인수한 이듬해인 2015년부터 내부 일감이 폭발하면서 고속 성장 가도를 달렸다. 특히 2019년에 내부 일감 481억 원어치를 받으면서 BLD 매출이 900억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70억 원을 벌었다. 오너 2세 소유 기업이 내부 일감 수혜를 받자 승계 디딤돌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결국 이 대표는 가장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BLD를 처분했고, 결과적으로 승계 재원으로 활용한 모습이다. BLD 경영권 지분을 팔면서 이 대표는 18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해성옵틱스 유증 자금을 내고도 60억 원의 현금이 수중에 남는다.

해성옵틱스는 이 대표가 출자한 120억 원을 운영 자금으로 쓰면서 반등을 꾀할 계획이다. 해성옵틱스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개인 재산을 출연하면서 회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 자금으로 하반기 수주 확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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