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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미얀마 위기에 동남아 '3대 축' 전략 차질 영업점 개소 한달만에 쿠데타, 캄보디아·인니로 무게추 이동 불가피

김민영 기자공개 2021-04-07 07:49:3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미얀마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동남아 전략 전반에 차질이 우려된다. 군부 쿠데타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자칫 잘못하면 사업을 아예 접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는 미얀마 집중 공략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구상안을 세웠다. 이에 대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보이는 상황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은행은 현지 법인인 KB미얀마은행과 소액대출업(MFI)을 영위하는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법인을 통해 미얀마에 진출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미얀마에 법인을 두고 있는 건 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미얀마은행은 국민은행이 미얀마에서 외국계 은행 최초로 현지 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해 설립한 은행이다. 2013년 양곤사무소를 세운 뒤 7년 넘게 공들여 따낸 라이선스다. 지난해 12월 23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았고, 같은 해 28일 영업 개시를 선언했다. 개인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수신, 여신, 외환업무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2201억500만원이다.

KB미얀마은행은 개인 주택자금대출, 우량 급여생활자에 대한 신용대출 및 양곤 시내 신축 주택단지와 아파트에 대한 집단대출 추진 등을 올해 사업 계획으로 세웠다. 또 소매형 또는 기업형 소호(SOHO) 우량 고객에 대한 대출 마케팅 확대도 추진해 왔다.

올 1월 27일 열린 비대면 개점식에서 허인 국민은행장은 “아세안(ASEAN)의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얀마에서, KB미얀마은행은 주택금융, 디지털금융, 기업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적인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과 주택금융 역량을 십분 발휘해 미얀마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미얀마 고객의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법인을 통해서도 사업 다변화를 꾀했다. 2017년 3월 MFI 라이선스를 취득한 국민은행은 세 차례에 걸쳐 총 1500만 달러의 유상증자를 거쳐 이 법인을 키웠다. 작년에만 4개(에야와디 지역 1곳, 몬 지역 1곳, 따닌따리 지역 2곳) 지점을 늘리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은 미얀마의 경제상황을 낙관했다. 국민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민간 신용의 둔화가 다소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미얀마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대외개방 및 인프라 발전이 이뤄진 업종들에 대한 투자가 차츰 신규 생산으로 이어지며 경제성장을 견인할 전망으로, 향후 경제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나 군부 쿠데타로 현지 분위기가 급변했다. KB미얀마은행에는 국내 파견 직원 4명을 포함해 총 3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직원 대부분이 재택근무 중이다. 일부만 교대로 본점 영업점에 출근하고 있다.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다.

최악의 경우 주재원 철수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미얀마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직원들과 비상연락망을 통해 수시로 안전을 체크하고 있고 현지와 핫라인을 구축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직원 철수 여부는 외교부의 교민철수 방침에 따라 대응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법인의 신규 지점 오픈도 무기한 연기됐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에야와디와 바고 지역에 MFI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었나 무산됐다.

국민은행은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얀마 정세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년 4월 6억300만 달러에 지분 70%를 인수한 캄보디아 소액여신금융사 ‘프라삭’과 4200억원을 들여 지분 67%를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현지 법인인 ‘KB캄보디아은행’을 통한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7개인 KB캄보디아은행 지점을 올해 안에 프놈펜 지역에 1개 더 늘릴 계획을 세웠다. KB캄보디아은행은 국민은행이 2013년 100% 자회사로 편입한 현지 법인이다. 개인 주택자금대출과 신용대출, 프놈펜 시내 신축 주택단지 및 아파트 집단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향후에도 이 같은 방식의 동남아 시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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