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사업 점검]해외 실적 주춤한 DL이앤씨, 러시아 시장 노린다중동 적자 후 신시장 다변화 전략…가즈프롬 신뢰 형성 덕 러시아서 분할 후 첫 해외 수주
이정완 기자공개 2021-04-12 14:21:3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는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아 해외 매출 비중이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중동 플랜트 사업 적자 재발을 막기 위한 보수적인 수주 전략이 야기한 결과다. DL이앤씨는 전통의 해외 시장이 아닌 신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가 대표적인 사례다.지난해 DL이앤씨는 분할 전 대림산업을 기준으로 해외에서 1조6880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이는 2019년 매출 1조7161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값이다. 다른 대형 건설사가 코로나19로 인해 공사 지연을 겪으며 해외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변화가 없던 셈이다. 지난해 대림산업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의 16%로 2019년 18% 대비 2%포인트 줄었다.
DL이앤씨는 2010년대 초반 중동 지역에서 플랜트 수주를 위한 출혈 경쟁에 나섰다가 2014년 영업적자를 보인 후 해외 사업 전략을 바꿨다. 당시 대림산업은 연결 기준 매출 9조2947억원에 영업적자 2702억원을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이 5000억원을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탓이었다. 중동 플랜트 현장에서 기자재 가격 상승, 협력업체 부도, 자재공급 지연 등의 문제가 겹쳤다.
DL이앤씨는 이후 중동이 아닌 곳에서 해외 수주 다변화를 위해 노력했고 러시아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DL이앤씨는 2014년 러시아에 처음으로 진출해 가스 및 석유화학 공장의 기본설계(FEED)와 상세설계 작업을 수주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발주한 아무르스크 가스화학단지 기본설계용역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가즈프롬 자회사이자 국영 석유기업인 가즈프롬네프트가 발주한 옴스크 정유공장 고도화 사업 패키지 수주 계약을 맺었다. DL이앤씨는 상세설계부터 조달 서비스, 시공 관리를 맡았다.
기본설계는 수주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향후 시공사 선정 시 설계·조달·공사(EPC)로 연계수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 플랜트 업계에서 해외 진출 전략으로 주목을 받는다. DL이앤씨는 러시아 진출 초기 기본설계와 시공관리, 자재조달 등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에 집중해 인지도를 높여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러시아는 기존 유럽과도 설계 기준 표준이 다를 뿐 아니라 날씨와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시장”이라며 “현지 업체와 스토리를 쌓으며 본격적인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모인 덕에 DL이앤씨는 올해 1월 대림산업에서 떨어져 나온 후 첫 해외 수주를 러시아에서 달성할 수 있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가즈프롬네프트와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가계약(Interim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주규모는 3271억원으로 90일 내 본계약 체결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부에 위치한 모스크바 정유공장에 수소첨가분해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DL이앤씨가 설계·조달·시공감리(EPCm)까지 수행한다.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DL이앤씨가 발주처인 가즈프롬·가즈프롬네프트와 쌓아온 관계도 이번 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랜트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는 사업주와 관계가 중요하게 여겨진다”며 “꾸준한 사업으로 신뢰를 형성해야 지속적인 수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가즈프롬·가즈프롬네프트와 4번째 사업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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