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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수제맥주]BBQ, 맥주 ‘생산·판매’ 초석…BSK 시너지 낼까①'설비·제품·마케팅' 구축 2년 안걸려, 가맹점 마진율 제고 집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1-04-13 08:13:33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2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치킨 프랜차이즈 중 수제맥주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자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R&D), 주류 면허 취득 등을 빠르게 진행했다. 사업을 위한 준비를 마치는 데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BBQ가 수제맥주 사업에서 주안점을 두는 영역은 매장별 마진율 제고다. 사이드 메뉴인 맥주의 경쟁력을 확보해 치킨 값 이외의 수익을 창출하는 게 골자다. 이러한 방법을 선택하는 이유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제품 가격을 인상키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의 포화로 가격 인상은 타사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매장별 수익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는 포장·배달 전문 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의 확대에 힘쓰고 있다. BSK매장은 수제맥주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BBQ 역시 BSK매장을 중심으로 한 매장 확대 및 맥주 판매 증대에 힘쓰고 있다. 현재 BSK매장의 수는 270내외며 계약은 약 350건이다.


◇윤홍근 회장의 결단, 치킨 특화 맥주 진출

맥주시장 진출 계획은 BBQ 내부에서도 오랫동안 논의됐던 내용이다. 치맥(치킨+맥주)에서 나머지 절반인 맥주를 자체적으로 소화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윤홍근 BBQ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단순히 눈앞의 현상만 쫓아 구체화할 수 없는 사업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BBQ의 수제맥주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기택 전무는 윤 회장이 언급한 구체화 작업에 몰두했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게 수제맥주였다. 김 전무는 수제맥주에 기반한 계획을 세웠고 윤 회장은 관련 사업을 그에게 일임했다.

이후 김 전무를 필두로 한 BBQ의 수제맥주 사업은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짧은 기간 동안 원천기술 개발과 생산 설비, 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마무리했다.

BBQ매장에서 판매 중인 'BBQ 맥주’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개발했다. 올 초부터는 제주맥주와 함께 신제품 출시를 위한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제주맥주와 협업해 개발 중인 BBQ의 두 번째 수제맥주는 올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제주맥주의 경우 제품개발 외에도 마케팅에 관한 노하우도 BBQ에 전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Q가 자체 맥주 브랜드를 편의점 등의 채널에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에 필요한 정보 등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도 이천에서는 BBQ의 자체 생산기지가 건설 중에 있다. 올 하반기 완공이 목표인 신공장이 건립될 경우 BBQ는 연간 최대 150만 리터(L)의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맥주 제조에 필요한 설비 등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중국으로 넘어가 최종 테스트를 마친 뒤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소규모 매장 강화, 비대면 경쟁력 키운다

수제맥주 사업을 위한 토대를 다진 BBQ는 현재 브랜드 이미지 확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난해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BSK매장과의 시너지에 집중하고 있다.

BSK매장은 홀을 없애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창업비용은 줄이고 배달 경쟁력은 강화한 게 특징이다. 매장 크기는 최대 12평 규모다. 매장이 작은 만큼 관리 비용도 줄어어 마진율은 높다. BBQ의 일반 매장은 월 매출에서 평균 20%의 마진을 남기는 반면 BSK매장은 평균 23% 내외의 마진을 기록할 수 있다.

수제맥주는 사이드 메뉴로 취급되지만 매장 수익성 측면에서는 효자 상품이다. BBQ에 따르면 매장 판매 기준 수제맥주의 마진율은 60%다. BSK매장의 경우 배달 또는 포장에 필요한 캔 용기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BBQ는 BSK매장과 수제맥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케그(Keg)를 보관하는 전용 냉장고도 직접 개발했다. 일반적인 케그 냉장고는 가로형태가 많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BBQ가 추구하는 소규모 매장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BBQ는 세로 형태의 케그 냉장고를 개발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관련 제품은 현재 특허 출현까지 마친 상태다.

다만 BBQ의 이러한 소형 매장 특화 전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큰 효과를 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등이 해소되면 수제맥주를 포함한 주류 소비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BBQ의 경쟁사인 교촌에프앤비나 bhc 등은 매장의 크기를 늘리는 형태의 사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홀뿐만 아니라 주방 크기도 늘려 내점 고객과 배달 고객을 모두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BBQ는 일반 매장과 BSK매장을 적절히 활용하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생길 수 있는 보복 소비 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수제맥주사업은 지속적인 사이드 메뉴 개발을 통한 가맹점의 수익성 창출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포스트코로나시대에도 비대면 소비문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존 매장과 BSK 모두 보복 소비 등에 대응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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