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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캐나다 AUPH 투자로 최소 1000억 차익 루푸스신염 등 희귀질환 치료제개발…작년말 지분율 4.5%로 감소

최은수 기자/ 임정요 기자공개 2021-04-19 07:23: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그룹이 국내 바이오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진그룹은 당초 일진생명과학을 통해 루푸스신염 치료 후보물질의 신약 개발을 추진했다. 다만 캐나다 바이오벤처 오리니아파마슈티컬스(Aurinia Pharmaceuticals, AUPH)와 분쟁을 거치면서 판권을 이양하는 대신 AUPH의 지분을 확보하는 간접 투자 방식을 택했다.

AUPH는 올해 초 보클로스포린에 대한 미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일진그룹은 지분 가치가 급등해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신약에 대한 권리와 AUPH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 바이오 사업에서 직접 자회사를 설립해 경영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진그룹의 바이오 투자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일진생명과학(Iljin life science)을 통해 AUPH의 전신 이소테크니카(Isotechnika Pharma)의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인 계약(L/I)을 맺으며 첫 투자에 나섰다. 보클로스포린은 루푸스신염, 안구건조증, 국소분절사구체경화증 등 다양한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한다.

당시만 해도 일진그룹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직접 개발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소테크니카와 보클로스포린 L/I와 관련한 바인딩 텀싯(Binding term sheet, 구속력 있는 거래조건)을 체결하고 선급금 450만 달러를 납입했다.

하지만 이소테크니카 측은 일진그룹의 잔금 납입이 지연됐다며 이를 계약 불이행으로 간주했다. 2011년 말에는 스위스 갈렌시아그룹 산하 비포파마에게 보클로스포린과 관련 기술과 권리 일체를 넘겼다.

일진그룹은 이를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보고 국제 상업회의소(ICC)에 제소했다. 상업회의소는 일진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이소테크니카와 비포파마는 2013년 합병회사 오리니아를 설립해 일진생명과학이 보유한 권리를 되사고 회사 지분의 25% 또한 일진그룹에 넘겼다. 임상 진행에 따라 총 1160만 달러(한화 약 180억원)의 마일스톤도 수령하는 구조였다.

일진그룹은 이 과정을 거쳐 AUPH 주주로서 보클로스포린의 가능성에 베팅하게 됐다. 다만 AUPH 경영진은 일진그룹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허락하지 않았다. 앞서 ICC의 중재 과정에서 AUPH 경영진과 일진그룹 측의 사이가 틀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진그룹은 신약 출시 시기가 가시화되는 과정에서도 경영 참여를 제한받았다. 일진그룹은 2019년 6월 주주총회에서 총 3명의 이사후보를 추천했지만 주총 투표에서 모두 부결됐다. 현재 AUPH 이사회 내에서 일진그룹이 선임한 인사는 이준혁 박사뿐이다.

일진그룹은 2019년 15%에 달하던 AUPH의 지분율을 작년 말 기준 4.5%까지 줄인 상태다. 해당 지분은 그룹 내 비상장사인 일진에스앤티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지분을 매각한 시기와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UPH의 시가총액이 보클로스포린의 FDA 품목허가를 앞둔 2020년부터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00억원의 매각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AUPH의 14일(현지시간) 시가총액은 16억 달러에 달한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그룹사에서 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많은 상태로 최근 일진바이오사이언스 설립은 추후에 바이오에 적극적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바이오 사업은 초기에 가깝고 신약물질 발굴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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