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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CSR의 재해석]석유화학기업 골칫거리는 환경(E)보다 사회(S)?④1회 안전사고 '100개 CSR활동' 잠식, LG화학·롯데케미칼 등급하락

박상희 기자공개 2021-04-29 09:36:0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07: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은 국내 제조업 가운데 철강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다. ESG 가운데 환경(E)부문에서 높은 등급을 획득하는 게 쉽지 않다. 최근 환경부문보다 석유화학기업들을 더 힘들게 하는건 사회(S)부문이다. 국내 유수 화학기업들의 등급이 강등됐다. 이유는 잇따른 안전사고 때문이다.

흔히 사회(S)부문은 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정작 석유화학 기업의 사회(S)부문 등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CSR 활동이 아닌 근로자 평가 분야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분야에서 등급을 올리더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등급이 추락한다. 백번의 CSR 활동보다 한 번의 안전사고를 내지 않는 게 등급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리는데 더 유리한 셈이다.

◇석유화학기업, 사회(S)부문 'A+' 등급 '먼 나라' 이야기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KCGS) ESG 등급에서 환경(E)부문 'A+'를 받은 기업은 10곳에 그쳤다. 지배구조(G)부문에서 'A+'를 받은 기업은 9곳이었다. 반면 사회(S)부문에서 'A+' 등급을 받은 기업은 71곳에 달했다.

'A+' 등급은 KCGS의 7개 등급 가운데 'S' 등급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S' 등급을 받은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A+'는 최고 등급이다. 결과론적 해석이지만 사회(S)부문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이 환경(E)이나 지배구조(G)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건 석유화학 기업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A+'를 받은 71개 기업 가운데 석유화학 기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2050년 실질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출범한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A+'를 받은 기업은 없다. 해당 위원회에는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 등이 참여하고 있다.
*KCGS의 2020년 ESG 등급 조정
2019년 'A+'를 받았던 기업도 대부분 강등 조치됐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대산공장 폭발사고로 'A+'였던 사회부문(S) 등급이 'A'로 한단계 강등됐다. 지난해 5월 인도에서 공장 가스누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LG화학 역시 'A+'에서 'A'로 하락했다.

석유화학기업의 화재나 폭발사고는 유해물질이 대량으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환경부문(E) 평가에도 악재다. LG화학은 사회부문 등급이 강등될 때 환경(E)부문도 동시에 'C'에서 'D' 등급으로 하락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B' 등급이었던 환경(E)부문이 'C'로 떨어졌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환경(E)부문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석유화학은 연 7100만톤(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원료로 사용하는 납사(Naphtha)를 열분해하면 메탄 등의 부생가스가 나오는데 이를 연료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사업적 구조 때문이다.

◇LG화학·롯데케미칼, 폭발사고로 환경·사회등급 하락 '이중고'

KCGS에 따르면 사회(S)부문 평가 요소는 크게 △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소비자 △지역사회 등으로 구분된다. B2B 사업을 영위하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소비자 평가에서는 등급을 끌어올릴 요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전으로 사회(S)부문 등급이 하락했다. 경쟁사 영업비밀 침해 이슈로 지난해 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했다. 평가 요소 가운데 협력사 및 경쟁사 항목이 영향을 미친 경우다.

KCGS에 따르면 사회(S)부문 등급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준법경영체계나 인권경영 강화에 따른 개선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 비재무보고서 발간 △인권경영활동 수준 향상 △사회적 취약 계층 고려 △사회공헌활동의 경영 전략과의 연계성 강화 등이다.

ESG경영이 재계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기업들은 CSR 차원에서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사회(S)부문 평가 영역 가운데 지역사회에 속할 수 있는 활동이다. 다만 KCGS는 단순 기부나 자선, 봉사활동 등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R 활동만 평가에 반영한다.

롯데케미칼을 예로 들면 사업장 별로 사내 봉사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수공장, 대산공장, 울산공장, 연구소,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샤롯데 봉사단이 활동하고 있다. 화재취약계층에 소화기를 전달하거나 취약 계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는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도 펼친다. CSR 활동이지만 안타깝게도 ESG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LG화학의 'LG소셜캠퍼스'는 측정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ESG 평가에 반영될 여지가 크다. LG화학은 지속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LG전자와 함께 ‘LG소셜캠퍼스'를 운영한다. LG소셜캠퍼스는 환경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들이 성장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자금지원, 무이자 대출, 사무공간 대여 등을 하고 있다. 2021년까지 총 16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LG화학은 2018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비재무보고서도 자발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일련의 노력을 통해 2019년 사회(S)부문에서 'A+'를 받았지만 폭발 사고로 인해 바로 등급이 하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ESG 등급을 끌어올리는 데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등급이 하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라면서 "석유화학 기업의 경우 대부분 안전사고는 환경(E)과 사회(S)부문에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보다 이중으로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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