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유진로봇이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인 지나월드를 매각하고 아웃도어 플랫폼(Outdoor Platform) 사업도 특수관계사인 유진테크원에게 양도했다. 완구와 제조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 등 로봇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진로봇은 지나월드를 통해 영위하던 캐릭터 완구사업의 비중을 축소하고 주력인 서비스 로봇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 최근 종속기업 지나월드 보유 지분을 매각을 완료했다. 앞서 지나월드 물적분할을 단행했는데, 이는 사실상 사업 청산을 위한 사전 단계였던 셈이다.

지나월드는 유진로봇이 코스닥 시장 우회상장 추진을 위해 손을 잡은 회사였다. 2005년 코스닥 상장사인 지나월드가 유진로보틱스를 인수합병(M&A)했는데 사명은 유진로봇으로 변경했다. 유진로봇은 로봇 사업, 지나월드와 가이아코퍼레이션 등은 완구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 구조를 이어왔다.

그러다 2019년 물적분할을 통해 당초 상장사였던 지나월드는 비상장사로 분리됐다. 당시 유진로봇은 지나월드의 발행주식을 모두 취득해 100% 자회사로 삼았다. 이어 지난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향후 로봇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유아용 장난감 유통 기업인 가이아코퍼레이션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완구 제조사인 지나월드를 매각한 마당에 유통을 담당하는 가이아코퍼레이션도 앞으로 계속 보유하고 있을 유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이아코퍼레이션 지분 50.25%를 보유하고 있다.

가이아코퍼레이션은 최근 사업구조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중국에 완구 제조와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한 현지법인(Qingdao Gaia Toys Co., Ltd)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이다. 대신 필리핀으로 각종 인프라 등을 옮겨 현지법인(GAIA SOUTH EAST ASIA INC)을 새롭게 설립했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의 분리를 통해 주력인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내부 역량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며 "앞으로도 3D 라이다 센서, 물류로봇과 함께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웃도어 플랫폼과 관련한 인적자원과 지적재산권(IP)도 특수관계사인 유진테크윈에 양도했다. 지난해 11월 계약금액 20억원을 정산했다. 아웃도어 플랫폼은 방위산업과 협력해 폭발물 탐지 및 제거로봇, 소형 정찰 로봇, 구난 로봇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역시 앞으로 제조보다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처럼 사업을 정리하고 나선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깔려있다. 유진로봇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2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산업용 로봇 사업이 신통치 않았고 코로나19 사태로 완구 사업부도 부진하면서 수익 감소를 보였다. 그 결과, 매출액은 전년대비 18% 감소한 577억원에 그쳤다.

올해의 경우 신규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 솔루션 AMS 등 로봇 사업에 집중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솔루션 AMS는 고객이 보유한 기존 모바일 기기에 센서와 구동, 제어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맞춤형 기술을 통합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빌딩청소용 로봇, 작업 현장에서 쓰이는 지게차, 물류용 카트, 대형마트 카트 등에 유진로봇의 AMS를 장착하면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이 될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컨트롤러, 센서, 로봇 플랫폼 등 자율주행 솔루션과 관련한 새 제품을 10종 이상 선보일 계획이며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