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재무 점검]턴어라운드 성공한 남광토건, 현금 확보 '가속화'유형자산 319억에 처분, 보유현금 65% 규모…원가율 개선으로 유동성 호조
고진영 기자공개 2021-05-13 14:05:56
[편집자주]
중견 건설사의 주요 텃밭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이다. 정부규제가 심해질수록 주택사업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신규수주 확보가 힘든 환경에서 대형사까지 군침을 흘린 탓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견건설사가 이제는 침체기에 도래한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광토건이 법정관리 후유증을 털어내고 흑자기조 안착에 성공하면서 현금흐름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원가율 개선에 성공한 덕분에 보유현금 증가폭도 크게 뛰었다. 최근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지표 개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남광토건은 경기도 여주에 있는 4개 필지와 건물을 부동산개발 및 관리회사인 클레이골드에셋㈜, 클레이골드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하는 계약을 이달 체결했다. 양도 예정일자는 올해 12월 6일이며 양도금액은 319억원에 결정됐다.
이중 계약금으로 이미 32억원을 지급받았고 양도일에 잔금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총 매매대금이 자산총액의 15.6%, 현재 현금성자산의 64.9%에 해당하니 상당한 규모인 셈이다.
자산 처분에 따라 남광토건의 보유현금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말 연결 기준으로 남광토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10억원이었는데 20% 가까이 많아졌다. 2017년 약 30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유지 중이다.

반면 총차입금의 경우 2019년 271억원에서 지난해 114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78억원이다. 이미 순현금 상태이긴 했지만 규모가 작년 140억원에서 더 확대됐다.
특히 작년에 현금 증가폭이 컸던 이유에는 수익성 개선이 한몫했다. 지난해 남광토건의 영업이익률은 6.4%로 전년(2.0%)보다 4.4%포인트 가량 올랐다. 근래 들어 강화 중인 주택사업이 효자노릇을 한 덕분이다.
지난해 남광토건의 매출은 2380억원으로, 이 가운데 45.5% 정도인 1082억원을 주택 등 건축사업이 차지했다. 건축부문 매출 자체는 2019년 1305억원에서 220억원 정도 줄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오히려 93억원에서 193억원으로 2배 이상 점프했다. 매출총이익률을 계산해보면 2019년이 7.1%, 2020년의 경우 17.9%다. 무려 10%포인트가 넘게 개선된 셈이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주택사업에서 직영 시행 비중이 늘면서 원가율이 개선됐다”며 “사업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수익성이 나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법정관리의 후폭풍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남광토건은 1986년 쌍용그룹 편입, 2008년 대한전선 계열에 합류했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2년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5년 1월과 12월 두 차례 변경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고 공개입찰을 거쳐 세운건설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2015년 말에는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의 대부분을 변제해 이듬해 3월 마침내 회생절차종결에 성공했다.
새 주인을 찾은 뒤로는 조직 재정비와 함께 주택사업 확대에 공들여 반등의 발판을 쌓았다. 당초 남광토건은 토목이 주종목이지만 원가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6년까지 10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운건설이 남광토건을 인수한 이후 대규모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동시에 외부 인재 영입 정책을 적극 펼쳤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내부 영업선이 끊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주택사업을 전문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특히 DL이앤씨(옛 대림산업)를 중심으로 한 DL그룹 출신 임원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32명의 임원 가운데 대부분이 DL이앤씨와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SK건설 등 다른 건설사 출신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확대하면서 외부인사를 많이 영입했다”며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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