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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파운드리, 23년간 네차례 주주 손바뀜 '굴곡의 역사' LG→현대→CVC→채권기관→국내 PEF로 변경…SK하이닉스 재인수 촉각

김혜란 기자공개 2021-05-20 08:09:1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8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면서 양사가 23년 만에 다시 한 식구가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키파운드리는 1998년 이후 대주주가 4번이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다면 전략적 투자자(SI)를 새 주인으로 맞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쳐갈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파운드리는 옛 현대전자의 비메모리반도체 사업부에서 분사돼 미국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매각됐다가 다시 국내 PEF 운용사에 팔리는 등 주주 손바뀜을 여러 차례 겪었다.

키파운드리의 기원을 찾아보면 1989년 LG그룹(당시 럭키금성그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정부 주도의 빅딜로 LG그룹은 LG반도체(1995년 사명 변경)를 눈물로 매각해야 했다.

이때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했고 사명을 하이닉스반도체로 바꿨다. 하지만 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가 하이닉스는 부실 기업의 대명사로 꼽히게 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최대 주주도 외환은행으로 변경되면서 채권기관이 대주주가 된다.

원래 하이닉스반도체는 자체 반도체도 생산하고 반도체 수탁물량도 맡는 종합반도체업체(IDM)였다. 하지만 자금난이 극심해지자 2004년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만 떼어내 매각했고, CVC캐피탈의 '매그나칩 반도체'로 새롭게 출발했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남은 메모리사업부문은 2012년 SK그룹이 인수하며 SK하이닉스로 새출발했고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떨어져 나갔던 매그나칩 반도체는 여전히 대주주가 재무적 투자자(FI)인 상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유독 굴곡이 많았다. CVC를 새 주인을 맞은 뒤에도 파산위기까지 몰렸다가 2009년 채권 기관인 애비뉴캐피털((Avenue Capital Group)의 손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201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기도 했으나 해외 FI가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을 지속하면서 기업의 체력은 약해졌다.

대주주 애비뉴캐피털도 인수 당시 50%가 넘던 지분을 꾸준히 팔았고 매그나칩반도체는 오크트리캐피탈을 비롯한 헤지펀드가 회사 지분을 쪼개 보유한 구조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매그나칩 반도체는 지난해 또 한 번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엔 파운드리 사업부를 떼어내 팔았는데, 이때 SK하이닉스가 손길을 내밀었다. 매입자는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였지만, 이들 무한책임사원(GP)이 조성하는 펀드에 SK하이닉스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것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경기 상황이 불확실하단 점을 감안해 직접 인수보다 PEF 출자자로 간접적으로 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출자자로 키파운드리와 끈을 만든 덕분에 다른 경쟁사보다 키파운드리 인수의 주도권을 잡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키파운드리는 사실상 SK하이닉스가 어느 시점에 완전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면, SK하이닉스의 모체인 하이닉스반도체가 눈물로 팔았던 사업부를 되찾아오게 되는 셈이다. SK는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직후부터 비메모리 부문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는데, FI와 외국 자본에 팔렸던 사업부를 인수하며 계획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한편 매그나칩 반도체는 파운드리사업부를 떼어낸 뒤 매물로 나왔고 중국계 투자자인 와이즈로드캐피탈(Wise Road Capital)에 매각이 결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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