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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투자조합 피인수' 엔에스엔, 초고속 210억 조달…오버행 빨간불경영권 변경 후 대규모 차입, 발행주식 대비 42% 물량 '전환 대기'

박창현 기자공개 2021-05-24 08:32:0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조합을 대주주로 맞이한 엔에스엔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배구조 변동과 맞물려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엔에스엔은 자전거 제조와 컴퓨터 유통 등 기존 사업의 저마진 구조 탓에 6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CB에 의존한 자금 조달로 인해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은 올해 3월 대주주가 'JK파트너스1호 투자조합(이하 JK투자조합)'으로 바뀌었다. 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이상욱 대표와 유태성 부사장, 강민구 사외이사, 박철규 사외이사 등을 중심으로 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사업 다각화 청사진도 내놨다. △토목 건축 공사업 △소방시설 공사업 △철도 궤도 공사업 △조경식재 공사업 △신재생 사업 △2차 전지용 자원 트레이딩 등 무려 30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신사업 추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CB 발행이다. 엔에스엔은 대주주가 투자조합으로 바뀌자마자 총 세 차례에 걸쳐 CB를 찍어 총 210억원을 조달했다. 메리츠증권이 가장 많은 140억원을 책임졌고, 바로저축은행과 엑스큐어가 각각 45억원, 25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기존 미전환 CB 물량 114억원 어치에 210억원에 달하는 신규 발행 물량까지 더해지면 오버행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 5월까지 전환 가능한 주식 수만 2360만여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 엔에스엔 총 발행 주식 수(5580만여주)의 42.29%에 달한다.


새 주인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JK투자조합 보유 지분율은 6.91%에 불과하다. 매도청구권(Call Option) 조건을 걸어두기는 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약한 지배 연결고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오버행 이슈도 대비해야 한다. JK투자조합은 경영권 구주를 주당 4835원에 취득했다. 시장 가격과 대비해 200%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오버행 리스크로 주가 하락 압박이 이어지면 향후 자금 회수 전략을 구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에스엔 주가는 현재 1300원 안팎 대에 형성돼 있다.

이 같은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측은 만성 적자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엔에스엔은 자전거 제조 판매와 컴퓨터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엔에스엔은 연결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결국 운영 자금 확보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지배구조와 오버행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 실탄 확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이달 초 발행한 25회차 CB는 아예 신규 M&A를 염두에 두고 거래가 진행됐다. 엑스큐어로부터 금융 컨설팅업체 '지비홀딩스'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인수자금과 해당 CB를 상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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