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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리빌딩 2400 진단]지방은행 건전성 '톱'? 위협요인 돌파 관건③충당금 적립비율 지방은행 최하위, 코로나19 여파 우려도

이장준 기자공개 2021-06-15 07:49:00

[편집자주]

지방은행 리딩뱅크로 도약. 광주은행은 이 같은 목표를 담은 '리빌딩 2400' 전략을 지난해 말 수립했다. 2023년까지 2400억원의 순이익을 내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현실화 가능성은 반신반의다. 상위권 저축은행보다도 수익을 내지 못해 체면을 구겼고 인터넷은행의 공습까지 겹쳐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광주은행이 현재 목표 달성 역량을 과연 갖추고 있는지, 또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자랑한다. 선제적이고 면밀한 '자산 클린화' 정책에 힘입은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리스크 요인도 일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 가운데서도 회수가 불가능한 '추정손실' 채권이 급증했다. 지방은행 가운데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가장 낮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당장은 괜찮아 보이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건전성 약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모수 증대 따른 건전성 개선, 추정손실 채권 급증

광주은행은 '전략적 자원 리밸런싱' 핵심 과제 하에 선제적 건전성 관리 강화라는 중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 은행권에서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활용하는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좋은 편이다.

작년 말 기준 광주은행의 연체율은 0.38%를 기록했다. 6개 지방은행(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 가운데 대구은행(0.37%)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해도 3bp 하락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모수의 함정'이 숨겨져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의 총대출채권 증가율은 11.21%로 지방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연체채권의 총량 자체만 놓고 보면 1년 전보다 3.15% 증가한 753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을 계산할 때 분모가 더 가파르게 증가한 덕분에 건전성이 개선된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특히 가계대출만 떼놓고 보면 연체율은 상승세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광주은행의 가계대출채권 연체율은 0.3%를 기록했다. 2018년 0.28%, 2019년 0.29%에 이어 꾸준히 올랐다. 2년간 가계대출채권이 1115억원 증가했으나 연체채권의 증가율이 더 가팔라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것이다.

*출처=금융감독원

다른 여신건전성 지표인 NPL비율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출자산은 자산 건전성 분류 기준(FLC)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된다. 여기서 NPL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실채권을 가리킨다.

광주은행의 작년 말 NPL비율은 1년 새 6bp 하락한 0.43%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NPL 중에서도 고정, 회수의문에 해당하는 채권은 절대량이 줄었다. 2019년 말 광주은행의 고정과 회수의문 채권은 각각 550억원, 101억원이었다. 1년 새 이들 채권은 각각 494억원, 63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가장 악성으로 분류되는 추정손실 채권이 많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연체기간이 1년 이상으로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대출금 가운데 회수예상금액을 초과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광주은행의 추정손실 채권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8년 말 166억원에서 이듬해 255억원으로 불어나더니 지난해 말에는 32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상승률은 25.6%에 달했다.

이는 다른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흐름이다. 경남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은 지난해 추정손실 채권이 1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단순히 연체율과 NPL비율이 낮다고 광주은행이 지방은행 최고의 건전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출처=금융감독원

◇부실화 리스크 대비 충분할까 '의문 부호'

은행의 건전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현재 건전성 지표만큼이나 미래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은행들은 부실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다. 미래신용손실에 대비해 비용을 선반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은행은 지난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충당금을 많이 적립했다.

그런데 광주은행의 충당금 적립 규모는 유독 적다. 지난해 충당금 적립잔액은 1026억원으로 제주은행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 심지어 관계사 전북은행은 광주은행보다 원화대출금 규모가 5조원 넘게 적었지만 충당금 적립잔액은 1116억원으로 더 많았다.

광주은행의 총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0.5%를 기록했다. 부산은행(0.86%)·전북은행(0.75%)·경남은행(0.74%)·대구은행(0.68%)은 물론 제주은행(0.55%)에도 못 미쳐 지방은행 통틀어 '꼴찌'를 기록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추정손실 채권이 증가한 건 맞지만 관리 기간이 조금 더 긴 대출이 늘었다는 의미"라며 "전체적인 NPL 규모가 커진 것도 총여신이 늘어나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 적립 기준이 낮아진 건 NPL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은행이 비교적 충당금 적립에 소극적이었던 데는 인사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송종욱 행장이 연임을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광주은행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를 CEO 성과평가에 활용한다. 순이자마진(NIM) 악화로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예년보다 충당금은 많이 쌓았으나 경쟁사에는 미치지 못했다. 물론 ROE 하락은 피할 수 없었으나 그 낙폭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송 행장은 올 1월 3연임에 성공했다.

*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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