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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신용보증기금]역대 이사장 23명 중 12명 경제관료 ‘기재부 천하’⑥재경부 출신 윤대희 이사장 연임, 정치권·민간 출신서 '회귀'

김규희 기자공개 2021-06-09 07:57:29

[편집자주]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에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담보력이 미약한 기업에게 보증을 서는 역할을 맡는다. 그렇다보니 중소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보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또 현황은 어떤지 등 세부적인 사항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최근 몇 년간의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신보의 경영 현황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0: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은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들의 채무를 보증해 기업들이 원활하게 자금을 융통받을 수 있도록 돕는 준정부기관이다. 이사장은 이사회 임원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주부부처인 금융위원회 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 선임된다.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이다. 그동안 관료 출신 이사장이 많았던 이유다.

◇23대 이사장 중 경제관료만 12명, 기재부 영향력↑

정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시장이 얼어붙자 유동성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대해 긴급 지원을 실시했다. 1년 동안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투입된 자금 규모는 175조원 이상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 자금 융통 지원이라는 설립 목적에 따라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는 37조7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정부대책의 20%가 넘는 수치다.

빠른 시간에 자금이 시장에 풀릴 수 있었던 건 정부와 신용보증기금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 재정 및 금융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관료 출신이 이사장에 자주 선임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976년 설립 이후 1980년대 초까지 경제관료 출신이 선임됐다. 초대 이사장에는 정재철 전 재무부기획관리실장이 발탁됐다. 2대 송병순 이사장도 재무부 관세국장 출신이다. 3대 배도 이사장 역시 국세청 출신이다.

이후 1980년대는 한국은행 출신들이 잇따라 발탁됐다. 국민은행 전무이사 출신인 4대 김상찬 이사장을 제외하고 5대 이광수, 6대 곽상수, 7대 안승철 이사장은 모두 한국은행 출신이다.

1990년대는 다시 재경부가 득세했다. 8대 권태원 이사장은 재무부에서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9대 김명호 이사장은 한국은행 부총재, 은행감독원 부원장 출신이었으나 10대 안공혁, 11대 이정보, 12대 이근영 이사장은 재무부 국장 또는 실장을 역임했다. 13대 최수병 이사장 역시 관료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차관과 공정위원장을 거쳤다.

2000년대도 역시 대부분 경제관료들이 이사장으로 부임했다. 14대 이종성 이사장은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소장 출신이다. 15대 배영식 이사장과 16대 김규복 이사장은 모두 재경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쳤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변화가 생겼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관료 대신 정치권·민간 인사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17~19대안택수 이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국회에서 재정경제위원장과 정무위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발탁됐다.

20대 서근우 이사장 역시 민간 출신으로 분류된다. 서 전 이사장은 신용보증기금으로 오기 전 2년 동안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지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하나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 한국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등 이력 대부분을 민간기업에서 쌓았다.

21대 황록 이사장 역시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우리파이낸셜 사장 등을 지낸 민간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서 다시 경제관료가 이사장 차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또다시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비관료 출신들이 이사장으로 임명됐으나 문 정부 이후 관료출신이자 정치권 인사가 등용됐다. 22대 윤대희 이사장은 30년 이상을 정부 경제부처에서 일한 정통 경제관료이기도 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윤 이사장은 인천 제물포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30여년을 경제관료로 지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제기획원, 재경부 등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맡아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었다. 이후 정권 마지막 개각 때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올랐다.

윤 이사장 부임 이후 신용보증기금 내부에도 정부 입김이 커졌다. 윤 이사장은 부임 이후 신용보증기금 2인자인 전무이사 자리에 관료출신인 김효명 전 상임이사를 선임했다. 김 전 전무이사는 국무총리실 일반행정정책관, 규제총괄정책관,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 지원단장을 거쳐 2015년 신용보증기금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용보증기금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평가에 힘입어 윤 이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윤 이사장이 취임 이후 ‘신보 혁신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수행했으며 대외기관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신보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에도 앞장서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윤 이사장은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그는 △신보 혁신 5개년 계획을 통한 혁신 완성 △업무 효율성 제고 △글로벌 역량 함양 △노조와의 상생과 협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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